시사1 김아름 기자 |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첫날부터 하청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시행 하루 만에 400여 개 하청노조가 교섭에 나서며 산업 현장의 노사 지형 변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고용노동부는 11일 “개정 노조법 시행 첫날인 전날 오후 8시 기준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현황을 집계한 결과,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조합원 8만1천600명)가 221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섭 요구 사실을 법적 절차에 따라 공고한 원청 사업장은 한화오션, 포스코, 쿠팡로지틱스서비스(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등 5곳으로 전체의 2.3%에 그쳤다. 노조별로는 민주노총 소속 하청노조가 357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속노조 산하 하청노조 36곳(조합원 9천700명)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지엠 등 16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건설산업연맹 역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원청 90곳을 대상으로 교섭 요구에 나섰다. 이 밖에도 은행권 콜센터, 대학 청소노동자, 지방자치단체 생활폐기물 민간위탁업체, 백화점·면세점, 택배, 우정사업본부 등 다양한 업종의 하청노조가 교섭 신청에 참여했다. 한국노총 소속 하청노조 42곳도 포스코, 쿠팡CLS,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9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미가맹 노조 역시 서울시와 경기도, 한국공항공사 관련 조합원 5천100명이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위원회에는 교섭단위를 분리해 달라는 신청도 31건 접수됐다. 노동위는 근로조건 차이와 고용형태, 기존 교섭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상황을 제도 정착의 초기 단계로 평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는 것은 교섭을 거부하지 않고 법적 절차에 따르겠다는 의미로 상생 교섭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관련한 유권해석 요청이 있을 경우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통해 판단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임금 문제 역시 원청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했다는 근거가 있을 경우 단체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교섭 요구 공고와 교섭단위 분리 등 법적 절차에 따른 상생 교섭이 시작된 만큼 정부도 개정 노조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과 동시에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노사 간 해석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제 교섭 성사 여부가 향후 산업 현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충격 대응을 위해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재정 지원을 통한 위기 대응과 함께 에너지 전환 투자까지 병행하겠다는 구상으로,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며 “어차피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경기 하방 위험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산업 충격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추경 편성 여건에 대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 예상보다 세수도 많이 늘어날 것 같다”며 재정 여력이 확보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세 증가 등으로 재원이 늘었다”며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을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가 국채 발행 부담 없이 재정 보강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위기를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위기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며 “이번 기회에 대체에너지 전환을 속도전으로 해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안보 강화와 산업 전환을 위한 재정 투입 필요성을 함께 제기한 셈이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국회를 통과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어려운 점이 있었을 텐데 야당이 협조해준 점에 감사드린다”며 “정치적 의제는 경쟁하더라도 국가적 의제에는 협력하는 모범적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동 위기 대응을 위한 국회의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시사1 김기봉 기자 |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는 모양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 특성상 고유가 충격이 기업 실적과 경제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3% 하락한 5175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증시에 매도세가 급격히 확대됐다. 일본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은 장중 6% 넘게 하락하며 5만2000선까지 밀렸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아시아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형 기술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오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 넘게 떨어진 17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9% 이상 급락해 83만원선까지 밀렸다. 지난주 반등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황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5위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선박 통항 위협에 대비해 예방적 감산에 들어갔고, 이라크 남부 주요 유전의 생산량은 약 7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해상 생산량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히며 글로벌 공급 불안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가 ‘3고(고유가·고물가·고환율)’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원유 가격 상승은 물가와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기업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을 동시에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사태 확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가 급등을 두고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라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 장관 역시 “이란의 위협 능력이 제거되면 수송로가 재개될 것”이라며 수주 내 유가 안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단 금융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물리적인 수송로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유가와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 자금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ETF 제외)에서는 2509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2015년 4월 이후 약 11년 만에 최대 규모의 일별 자금 유출이다. 투자자들은 이달 초 급락장에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실물경제 충격 우려가 커지자 반등 국면에서 차익 실현과 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과 고액 자산가 중심의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1297억원이 빠져나가며 7주 연속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최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참으로 가증스러운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비판이었다. 야당 정치인이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 자체는 낯설지 않다. 단 그 비판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권영세 의원이 그 책임 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올해 초 한동훈 전 대표가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 혐의로 전격 제명되자 당내에서는 징계 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일부 당 관계자들은 “한동훈이 제명이면 대선 후보를 새벽에 교체하려 했던 권영세·권성동 의원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특정 인사에게만 가혹한 기준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표적 징계’ 비판이었다. 당 혁신 논의에서도 권영세 의원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철수 의원은 대선 후보 교체 시도의 중심에 있었던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에 대한 인적 쇄신을 언급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반발 속에 혁신 논의는 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멈췄다. 이후에도 징계나 정치적 책임을 진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인요한 의원이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놓으며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을 때도 당 안팎에서는 핵심 정치인들의 책임 회피가 도마에 올랐다. 권영세 의원 역시 윤석열 정부 시절 핵심 인사로 거론됐던 만큼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야당 정치인의 역할은 권력을 비판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속한 정치의 과거와 책임을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상대를 향해 ‘가증스럽다’는 표현을 던지기 전에, 국민이 묻고 있는 질문부터 답해야 하는 이유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유류 가격 인상과 관련해 정유업계를 강하게 경고하며 가격 담합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최근 중동 정세 악화를 이유로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가격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판단 아래 정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자신의 SNS에 “담합 가격 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라며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기업들이 범법행위로 큰돈을 벌며 국민들에게 고통을 가하고도 정부 관리와 정치권과의 유착으로 무마하던 야만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 기업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우치게 하겠다”며 “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영역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최근 유류 가격 상승과 관련해 최고가격제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일률 적용이 어렵다면 지역별·유종별로 적용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신속히 지정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대통령의 잇단 발언은 유류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정유업계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시사1 김기봉 기자 | 국내 증시가 5일 장중 급등하며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대 낙폭을 하루 만에 상당 부분 만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5600선과 1100선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이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43포인트(9.81%) 오른 5592.97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5715.30까지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124.21포인트(12.69%) 상승한 1102.65를 나타냈으며, 장중 고점은 1106.44까지 치솟았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에 나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조4467억원, 외국인은 256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조653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886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6162억원, 기관은 627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급등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6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 조치인 ‘매수 사이드카’를 동시에 발동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지며 양대 지수 상승률은 같은 시각 기준 비트코인의 24시간 상승률(6.83%)을 웃돌았다. 업종 전반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증권 업종이 13%대 급등했고 의료정밀·기계장비 12%대, 전기전자 11%대, 제조·금속 업종이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금융·기계장비 업종이 16%대 상승했고 전기전자·제조·제약은 13%대, 운송장비·일반서비스 12%대, 화학 11%대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강한 반등을 나타냈다. SK스퀘어가 13%대, SK하이닉스와 두산에너빌리티가 12%대, 삼성전자가 11%대, 현대차가 10%대 상승했다. 코스닥에서는 삼천당제약이 23%대, 레인보우로보틱스 20%대, 에코프로 19%대, 에코프로비엠 16%대, 리노공업 1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하락 종목은 코스피 20개, 코스닥 60개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간밤 뉴욕 증시 반등이 국내 증시의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9%, S&P500지수는 0.78%, 나스닥종합지수는 1.29% 상승 마감했다. 특히 미국·이스라엘 공습 이후 이란이 제3국을 통해 분쟁 종식 협상을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란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는 일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8% 급등하며 상한가로 마감했고,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도 전체 종목 상승률이 9%대를 기록했다. 앞서 전날 코스피는 698.37포인트(12.06%) 하락한 5093.54로 마감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코스닥 역시 14.00% 급락하며 일일 하락률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결국 군사 충돌로 이어지면서 국제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두 나라의 충돌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와 안보, 외교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중동에서 시작된 불안정은 이미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난 신호는 국제 유가다. 세계적인 산유국인 이란이 중동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에너지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은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실제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일부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에너지 공급 차질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글로벌 경제가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서 완전한 회복력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1970년대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사적 긴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연대해 중동 지역 미군 기지뿐 아니라 민간 시설까지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사태는 단순한 양국 간 충돌을 넘어 중동 전체가 얽힌 다자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이번 사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유가 상승은 곧 산업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 해상 운송 보험료 상승과 물류 지연, 중동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안전 문제까지 복합적인 리스크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에너지, 금융, 외교, 군사 질서를 동시에 흔드는 복합 위기다. 특히 세계 경제가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충격이 겹친다면 그 파장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 충돌이 이미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해법은 외교적 해결과 전쟁 종식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길이 세계 경제 전체를 삼키기 전에, 국제 사회의 냉정한 판단과 적극적인 외교가 절실한 시점이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차기 지도부 구상에 대한 난관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가운데, 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포스트 하메네이’ 정국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우리가 염두에 둔 인물 대부분은 이미 사망했다”며 이란 내 친미 성향 지도부 형성이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또 다른 집단이 있지만 그들 역시 죽었을 수 있다”며 “머지않아 우리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인터뷰에서 “아주 훌륭한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언급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후퇴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실제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알리 샴카니 국방위원회 사무총장,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이란 권력 핵심 인사 수십 명이 사망하면서 미국이 접촉 가능했던 인적 기반도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경한 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아마 최악의 상황은 이런 과정을 겪고도 5년 뒤 더 나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며 권력 승계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이 나온 지 몇 시간 뒤, 이란이 강경 성향으로 알려진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구상이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중앙정보국(CIA) 역시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혁명수비대 등 강경 세력이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망명 중인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라비에 대해서는 “이란 내부 인사가 더 적합하다”며 대안 가능성을 일축했다. 팔라비가 해외에서는 주목받고 있지만 이란 내 실질적 지지 기반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내부에서도 정권을 대체할 뚜렷한 야권 구심점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유지돼 온 성직자 중심 신정 체제와 혁명수비대의 권력 구조가 여전히 견고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 역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 국민에게 시위 자제를 요청하며 봉기 유도 발언을 중단한 것도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반영한 변화로 해석된다. 미국은 다른 대안도 모색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이후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접촉하며 이란 정권 약화 국면에서 활용 가능한 지역 세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다만 무기 지원이나 군사 협력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CNN은 “이란에는 미국과 협력할 자동적인 대체 지도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하메네이 사망 이후 권력 승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내부 권력 경쟁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가 제거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테헤란 권력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친미 후계 구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강경파 부상이 현실화되면서 중동 정세는 새로운 불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사1 박은미·김기봉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군·정부 핵심 수뇌부가 한꺼번에 사망한 배경에는 전쟁 임박 상황에서도 고위급 회의를 강행한 이란 지도부의 전략적 오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37년간 이어진 최고지도자 체제가 갑작스럽게 붕괴되면서 이란은 임시 지도체제를 가동하며 체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과 이스라엘군은 이날 테헤란 등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를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고, 이 공격으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최소 50명의 군·정부 핵심 인사가 사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사전에 고위급 회의 개최 첩보를 확보하고 공격 필요성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당시 중동 지역에는 항공모함 전단 2개 등 미군 전략자산이 대거 집결해 공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란 지도부가 수십 명의 핵심 인사를 한자리에 모은 것은 결과적으로 치명적인 판단 실수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발발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수도 테헤란에서 공개적인 회의를 진행한 것이 지도부 ‘동시 제거(decapitation strike)’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공격이 통상적인 새벽 기습이 아닌 대낮에 이뤄졌다는 점도 이란 측 방심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군사작전이 야간에 진행된다는 기존 인식이 경계 태세를 느슨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습으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뿐 아니라 알리 샴카니 군사고문,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핵심 권력 인사들이 대거 사망하면서 이란 권력 구조는 순식간에 공백 상태에 빠졌다. 이란 지도부는 즉각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하메네이 사망 직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알리레자 아라피 헌법수호위원 등 3인으로 구성된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체제 유지에 나섰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반미 강경 성향의 성직자인 알리레자 아라피 위원이다. 그는 종교계에서는 영향력이 크지만 국제사회와 대중에게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하메네이의 후원을 바탕으로 정치적 입지를 확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최근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내부 반발을 줄일 수 있는 요소로 거론된다. 이 밖에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인 하산 호메이니 등이 차기 지도자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회의가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하며, 외신들은 수일 내 후계자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영국 가디언은 이날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인터넷 차단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내부 동요 확산을 차단하고 정권 안정화를 위한 정보 통제 조치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고지도자 사망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중동 정세 전반의 불확실성을 급격히 키우며 지역 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둘러싼 갈등 끝에 경쟁사 앤트로픽을 정부 조달 시장에서 전격 배제하고 오픈AI와 손을 잡았다. 미 국방부의 기밀 네트워크에 오픈AI 모델을 공식 배치하기로 하면서, 국방 AI 주도권이 오픈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오픈AI와 자사 AI 모델을 군사 기밀 시스템에 활용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안전장치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자사 모델을 기밀 네트워크에 배치하기로 했다”며 “협의 과정에서 국방부는 안전을 중시하며 최선의 결과를 위해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올트먼 CEO는 “핵심 안전 원칙은 국내 대규모 감시 금지와 자율무기를 포함한 무력 사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이라며 “국방부도 이에 동의했고, 법과 정책에 반영했으며 협약에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또 모델이 의도대로 작동하도록 기술적 안전장치를 구축하고, 안전 확보를 위해 엔지니어를 국방부에 배치할 계획임을 예고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의 AI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앤트로픽이 전쟁부에 굴복하지 않고 자사 이용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들의 이기심이 미국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앤트로픽을 ‘국가안보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향후 국방부와 협력하는 모든 계약업체는 앤트로픽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단 일부 기관에는 서비스 전환을 위한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앤트로픽은 즉각 반발했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부와 협상하는 모든 미국 기업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조치로 오픈AI는 미 국방부의 기밀 네트워크에 자사 모델을 공식 배치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안전 원칙을 계약에 명시하면서도 군사적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절충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오픈AI가 국방 AI 분야의 중심 기업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