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가까스로 전체회의 문을 열었지만, 후보자 불출석 속에 여야가 절차와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하며 파행을 빚었다. 청문회는 시작부터 공방만 이어지다 결국 정회됐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여야 합의에 따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회의가 개의되자마자 ‘후보자 없는 청문회’를 둘러싼 언쟁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후보자 없는 인사청문회가 어디 있느냐”며 후보자 불출석 상태에서 회의를 연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국회법상 재적 위원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양당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위원장으로서 청문회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청문회 개회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청문 절차 진행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야당은 후보자 측의 자료 제출 미흡을 청문회 파행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가 15일 오후 5시까지 자료가 충실히 제출되지 않으면 일정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는데, 실제 제출된 답변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도 야당 공세에 가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허술한 자료로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혜훈 후보자가 자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수사 의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청문위원을 겁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규근 혁신당 의원 역시 “인사청문위원을 고발할 수 있다는 태도에 매우 유감”이라며 자료 제출 부족 문제에 동조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청문회 자체를 무산시키려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간사 협의도 없이 후보자를 앉히지도 않은 채 일정 조정만 이야기하는 것은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며 “국민을 대신해 후보자를 검증해야 할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단 청문회를 시작하고 부족한 자료는 이후 보완하면 된다”며 개의를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과거 사례를 거론하며 야당 주장을 반박했다. 박홍근 의원은 “한덕수 총리,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청문회 때도 자료 제출은 부실했다”며 “우리 역시 이혜훈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이 궁금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자 임이자 위원장은 양당 간사에게 추가 협의를 지시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이혜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는 여야 간사 협의 결과에 따라 이날 오후 다시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가 자료 제출 논란과 정국 대치 속에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남긴 발언은 자극적이지만, 가볍게 넘기기엔 한국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강선우 의원을 언급하며 “강세 지역의 경우 공천헌금이 10억원 이상이었다”고 회상한 그의 말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의 문제를 넘어 공천 제도 전반의 구조적 부패를 겨냥하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은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실제 경험을 예로 들었다. 재공천 대가로 15억원을 제시한 중진 의원, 구청장 공천을 위해 10억원을 내밀었다는 전직 고위 공무원의 사례는, 공천이 정책과 경쟁이 아닌 ‘거래’의 대상이었던 현실을 보여준다. 더 충격적인 대목은 이런 제안이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고백이다. 이 발언의 무게는 ‘과거 회상’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 크다. 홍준표 전 시장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공천헌금은 오르지 않았나 보다”고 꼬집은 대목은, 최근 불거진 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공천헌금 의혹과 정확히 맞물린다. 정권과 정당, 세대가 바뀌어도 공천을 둘러싼 돈의 유혹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냉소적 진단이다. 홍준표 전 시장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공천권의 집중’을 지목했다. 지방의원 공천권이 사실상 특정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게 전속돼 있는 구조,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정치인들이 공천 비리의 토양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복돼 온 지적이지만, 번번이 개혁은 선언에 그쳤다.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과 폐쇄성이 유지되는 한, 공천은 계속해서 ‘권력과 돈이 만나는 지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물론 홍준표 전 시장의 발언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인사가 이제 와서 과거의 부패 관행을 폭로하듯 말하는 것이 책임 회피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이 던진 질문은 유효하다. 왜 20년이 지나도록 공천을 둘러싼 구조는 바뀌지 않았는가 하는 물음이다. 김병기·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단순한 개인 비위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정치가 여전히 ‘공천’이라는 문턱에서 돈과 권력의 유착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홍준표의 고백이 불편한 이유는, 그가 말한 과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19일 자진 탈당했다. 이는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지 일주일 만의 일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김 의원이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했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앞서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명당하더라도 스스로 당을 떠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며 “그 입장은 지금도 같다”고 밝혔으나 이후 자진 탈당을 결정하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12일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시사1 김기봉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외환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짚으며 환율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환노출 달러자산이 과도하게 많아,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IMF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국의 환노출 달러자산은 외환시장 월간 거래량의 약 25배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주요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으로, 외환시장이 환율 충격을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는 완충 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환노출 달러자산이 많다는 것은 해외투자나 외화자산 보유 규모가 크지만, 그에 비해 외환시장의 깊이와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달러 가치가 급변하거나 글로벌 자금 흐름이 흔들릴 경우, 환율 변동이 더 빠르고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IMF가 “달러자산 환노출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고 지적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IMF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동시에 환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헤지에 나서는 이른바 ‘환헤지 쏠림’ 현상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환노출 상태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달러 선물환 매도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 규모 대비 환노출 배율이 큰 국가일수록 환율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처럼 비기축통화국이면서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국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본격적으로 나선 움직임도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운용 전략 변경이 아니라, 환율 급변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해석하고 있다. 대규모 해외자산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환노출을 줄이면 단기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참여자들의 헤지 수요가 몰릴 경우 또 다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IMF의 이번 경고는 단기적인 환율 수준보다 외환시장의 구조적 안정성을 점검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외환시장 유동성 확충과 함께, 공공·민간 부문의 체계적인 환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작은 충격도 국내 환율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청와대는 18일 우상호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우상호 수석은 개인 사유로 사의를 표함에 따라 홍익표 전 원내대표가 오는 20일부터 신임 정무수석으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청와대는 홍익표 내정자에 대해 “합리적이고 원만한 성품으로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실천해 온 인물”이라며 “정무 기능의 공백 없이 협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설명을 더했다. 홍익표 내정자는 1967년 서울 관악구 출생으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대학 시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인연을 맺었으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과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성동을에서 3선을 지냈고, 정치학 박사 출신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대선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아 친문계로 분류되며, 민주당 수석대변인·민주연구원장·정책위의장과 21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역임했다. 한편 우상호 수석의 사퇴를 계기로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이재명 정부 1기 참모진의 이동이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가 거세다. 각종 의혹을 앞세워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이를 명분 삼아 여야 협치의 장까지 걷어차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힘의 비판을 따라가다 보면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생긴다. 그동안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혜훈 후보자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다섯 차례나 공천을 받았고,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 긴 정치 이력 동안 지금 제기되는 의혹의 상당수는 이미 존재했거나, 최소한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사안들이다. 그때는 문제없던 인물이, 정부 인사로 지명되자 하루아침에 ‘부적격 인사’가 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인사 검증을 말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검증이라기보다 정치적 선택적 분노에 가깝다. 같은 기준이 같은 인물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비판은 원칙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불과하다. 야당 시절엔 침묵하고, 여당 인사가 되자 공격하는 태도는 스스로 제기하는 문제의 무게마저 가볍게 만든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이혜훈 후보자 문제를 이유로 대통령 주재 여야 지도부 오찬에도 불참하겠다고 했다. 한 인사에 대한 공세를 국정 대화 거부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인사청문회라는 제도적 검증 절차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청문회 이전에 결론부터 내려놓고 정치적 압박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책임 있는 제1야당의 태도와는 거리가 있다. 인사청문회는 의혹을 검증하라고 있는 자리이지, 미리 유죄를 선고하라고 있는 무대가 아니다. 후보자가 해명할 기회를 갖기도 전에 여야 협치를 볼모로 삼는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국정 운영과 국민이다. 국민의힘이 정말로 인사 기준과 원칙을 말하고 싶다면, 먼저 과거의 침묵에 대한 설명부터 내놓아야 한다. 같은 인물을 두고 상황에 따라 잣대를 바꾸는 정치는 비판의 칼날을 날카롭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그 칼의 진정성을 무디게 할 뿐이다.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6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의 상당 부분은 인사청문회에서 해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규연 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국민의 우려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사실과 의혹 제기, 과장이 혼재돼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규연 수석은 그러면서 “후보자 본인도 일정 부분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단 야당의 공세에 대해서는 “야당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고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낼 때는 문제 삼지 않다가, 정부 인사로 지명되자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 여야 지도부 오찬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아쉽다”고 밝혔으며, 영수회담 요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들과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방송 발언 외에 구체적인 제안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사1 김기봉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배경으로 환율을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히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선 점을 동결 판단의 핵심 변수로 설명했다. 환율 불안이 통화정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 이번 결정은 환율에 과도하게 정책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환율 변동의 상당 부분이 대외 요인과 일시적 수급 요인에 기인하는 상황에서, 금리 정책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 역시 환율 상승 요인의 4분의 3가량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요인은 4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현재 환율 수준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글로벌 환경 변화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대외 요인이 통화정책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라는 점이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때마다 기준금리를 정책 완충 장치로 활용하는 접근은 금리 정책의 본래 목적과 역할을 흐릴 수 있다. 물가 안정과 경기 상황을 중심에 둬야 할 통화정책이 단기 환율 흐름에 지나치게 민감해질 경우,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모두 약화될 수 있다. 더욱이 환율 수급 측면에서도 구조적인 개선 신호가 없지는 않다.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이 꾸준히 출회되고 있고, 대기업의 외화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수급이 일방적으로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 투자자의 달러 매수와 해외 투자 확대 역시 반복되는 패턴으로, 정책 대응보다는 시장 관리 차원의 접근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용 총재가 “연말 수급 안정화 정책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대목 역시, 현재의 환율 불안이 구조적 위기 국면은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통화정책은 환율 방어에 앞서 중장기 물가 흐름과 실물경제 여건을 보다 냉정하게 점검하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 금리 동결 자체가 반드시 잘못된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근거가 환율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책 메시지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은이 환율 변동성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모습은 향후 시장에 ‘환율이 흔들리면 금리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 통화정책은 단기 시장 불안에 대응하는 수단이 아니라, 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최후의 기준선이다. 환율이라는 변수를 의식하되, 그 영향과 성격을 보다 정교하게 구분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지금 한은에 필요한 것은 방어적 선택이 아니라, 정책 원칙에 대한 보다 분명한 기준 설정이다.
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를 국토교통부 소속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등 민생·비쟁점 법안 11건이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가 이날 본회의에서 쟁점성이 낮은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법안은 ‘항공철도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항철위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고, 조사 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그동안 항공·철도 사고 조사 기관이 국토부 소속으로 운영되면서, 국토부가 사고의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조사 독립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법안도 함께 처리됐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기본계획 수립과 특별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도시의 신속한 정비를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함께 통과된 주택법 개정안은 쪽방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한 공공주택지구 사업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취약 지역의 주거 환경 개선과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난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은 12·29 여객기 참사와 영남권 산불 당시 운영됐던 중앙합동재난피해자지원센터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피해자와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재난 피해 회복 수준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도 함께 마련됐다. 금융 범죄 대응을 강화하는 법안도 처리됐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금융·통신·수사 기관이 보이스피싱 관련 정보를 정보공유분석기관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개정안은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도록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제도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증권 시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안정성과 활용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증권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단기복무장려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군인사법 개정안, 신설되는 청년 미래 저축에 대한 비과세 특례를 농어촌특별세 비과세 대상으로 포함하는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미세먼지특별위원회 존속 기한을 연장하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보호자가 없는 아동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을 강화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시사1 김아름 기자 |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1심 선고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전직 대통령 재판의 공개 중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익숙해진 장면 같지만, 그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 않다. 법정이 단순한 재판 공간을 넘어 ‘역사의 현장’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사회적 관심과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들었다.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절차 왜곡, 허위 선포문 작성과 폐기까지. 혐의 하나하나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헌정 질서와 공권력 행사 방식의 근간을 건드린 사안이다. 이 재판은 한 전직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권력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묻는 자리다. 생중계는 불가피한 선택이자 불편한 선택이다. 법정 공개는 사법의 투명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재판이 여론의 무대가 되는 위험도 안고 있다. 판결문보다 표정과 장면이 먼저 소비되고, 법리보다 감정이 앞설 수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문을 열기로 한 것은 ‘보여주는 사법’이 지금 이 사건에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고 중계 역시 논란 속에서 결정됐다. 그때마다 법원은 예외적 판단임을 강조했지만, 예외는 반복되며 하나의 기준이 됐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 그리고 헌정 질서를 흔든 혐의 앞에서 사법부는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은 특히 ‘권력의 저항’이라는 상징성을 띤다. 현직 권력이 수사와 체포에 어떻게 맞섰는지, 법과 제도가 그 앞에서 얼마나 작동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중계는 그 과정에 대한 최종 평가를 국민 앞에 그대로 내놓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중요한 것은 판결의 형량보다 메시지다.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라도 법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는 원칙, 그리고 사법 판단은 정치가 아닌 법리로 완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카메라가 켜진 법정에서 법원이 시험대에 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6일 오후, 국민은 판결을 ‘보게’ 된다. 그 장면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헌정 질서와 사법 신뢰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그 책임은 법원과 사회 모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