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딘가의 산업현장에서 누군가의 남편이, 아내가, 아버지가, 어머니가, 아들이, 딸들이 일터로 나섰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잠정 결과에 따르면, 한 해 동안 55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589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1.6명이 일터에서 죽어가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76명으로 전체의 46.9%를 차지했고, 제조업이 17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사고 유형으로는 '떨어짐'이 2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어제 29일 고용노동부 발표에서도 지난 2025년 1∼9월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457명이라고 한다. 이 중 ‘떨어짐’으로 인한 사망자는 199명(43.5%)으로 역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망 사고 10건 중 4건이 추락 사고인 것이다. 4분기(10∼12월)까지 포함하면 추락 사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3년간 제조업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은 떨어짐, 맞음, 끼임, 부딪힘, 깔림 순이었으며, 전체 사망사고의 80% 이상이 이 다섯 가지 유형에 집중되어 있다. 충격적인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예측 가능한 사고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2011년 인구 10만 명당 31.7명이라는 역대 최악의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하는 듯했으나, 여전히 OECD 압도적 1위라는 오명을 벗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게다가 2024년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심각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자살자 수는 인구수와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로 나타낸다. 최근 10년간 자살자 수를 살펴보면 2017년 24.3명으로 최저점을 찍고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코로나 이후 2022년 25.2명으로 잠깐 감소했다가 2024년에는 29.1명으로 늘었다. 단순히 연간 자살자 수만 보더라도 최근 5년간 2021년 13,352명, 2022년 12,906명, 2023년 13,978명, 2024년 14,872명, 2025년 13,774명이다. 이 중에서도 남성들의 자살률이 눈에 띈다. 실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성별 격차도 가장 큰 편인데 지난 10년간 줄곧 남성 자살률이 여성 자살률에 비해 2~3배로 높았다. 특히 노년 남성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4년에는 남성이 41.8명으로 여성 자살률 16.6명 보다 무려 2.5배를 넘어섰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하게 널려 있으면서도 가장 간과되는 존재가 바로 ‘돌’이다. 현대 도시는 아스팔트가 대지를 덮고 시멘트와 철근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날것 그대로의 돌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도심의 인공 구조물을 한 꺼풀만 벗겨내고 교외의 산과 들로 나가면, 우리는 여전히 대지의 뼈대인 수많은 돌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한반도는 전 세계 고인돌 통계의 40%에 달하는 3만여 기가 집중된 '돌의 나라'다. 이 거대한 돌들은 단순한 바위가 아니라, 수천 년 전 인류의 삶과 죽음을 증언하는 엄중한 기록물이다. 전통적인 정령주의(Animism)는 세상 만물에 영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영험한 바위 앞에 치성을 드리며 안녕을 빌었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을 떠나 돌을 그 자체로 바라보아도 그 존재감은 경이롭다. 돌은 인간의 찰나 같은 생애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영겁의 시간을 견뎌왔다. 수백만 년, 혹은 수억 년 동안 기류와 바람, 구름과 비, 서리와 이슬을 몸으로 받아내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왔다. 만일 돌에 기록의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자연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품고 있을 것이다. 성경적 관점에서 돌은 신이
한국 사회는 지난 20여 년 사이 조용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겪어 왔다. 국제결혼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 확대는 사회의 인구 구조를 바꾸었고,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단일문화 사회라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꾸준히 증가하였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0~2021년 잠깐 줄어드는가 싶더니 다시 증가하여 2025년 말 현재 약 278만 명을 넘어섰다. 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 수도 21만 명을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 전반을 넘어 국가방위의 핵심조직인 군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실제 본인이 강의차 군 부대를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현장에서 다문화장병을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거기에는 간부도 포함된다. 2010년 「병역법」 개정 이후 다문화가정 출신 청년들의 현역 입대가 본격화되었다. 국방부 추산에 따르면, 우리 군에는 2025년 현재 약 4400여 명의 다문화가정 장병이 군 복무를 수행하고 있고 2030년엔 약 1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우리 군은 더 이상 ‘단일 민족 군대’라는 정체성을 설명하기 어려운 조직 구성을 이루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파격적인 예언을 하였다. 향후 3년 내에 우리가 아는 형태의 화폐가 소멸하고, ‘에너지’가 그 가치를 대신하는 사회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단순한 공상과학적 상상이 아니다. 인류 문명이 디지털 변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그리고 물리적 실체를 가진 ‘피지컬 AI(Physical AI)’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 세계의 지능이 현실의 기계를 움직이는 시대, 그 거대한 기계 문명을 지탱하는 혈류는 다름 아닌 ‘전기에너지’다. 기술의 진화, 에너지가 곧 권력인 시대 현재 인류의 기술 문명은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기존의 슈퍼컴퓨터는 이제 그 임무의 바톤을 양자컴퓨터에게 넘겨주고 있으며, 석유를 태우던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자동차(EV)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이 모든 피지컬 AI와 차세대 하이테크를 움직이는 근원적 힘은 전력이다. 에너지의 저장과 생산 방식 역시 혁명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넘어, 안전성과 고용량을 동시에 확보한 전고체 배터리로 발전 중이며, 이는 다시 도시 단위의 에너지를 저장하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확장되고 있다. 전력 생산 또한 수력과 화력을
범용 인공지능(AGI)이 재구성하는 인류의 삶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기술적 능력을 추월하는 이른바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의 도래는 단순히 도구가 바뀌는 수준을 넘어 인간 삶의 정의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 이후 인류가 마주할 변화의 풍경을 네 가지 핵심 영역으로 스케치해보고자 한다. 첫째, 노동의 해방인가 존재의 위기인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일(Work)’의 개념 변화다. 사무직, 전문직, 창작 영역까지 AI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면서 생계를 위해 시간을 파는 노동의 시대가 저문다. 그 결과 인간은 ‘생산자’에서 ‘감독자’ 혹은 ‘취향의 결정자’로 변모한다. 이에 따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고, “일을 하지 않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둘째, ‘인지 외주화’와 사고방식의 변화다. 인간의 뇌가 담당하던 논리적 추론과 기억을 AI에게 맡기게 됨에 따라 복잡한 수식 계산뿐만 아니라 글쓰기, 기획, 의사결정까지 AI의 제안을 따르는 것이 일상화된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지식의 양보다는 ‘질문의 질(Prompting)’과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
"넌 어느 쪽이니, 빨간 쪽이니 파란 쪽이니. 남의 탓을 하지 말아라,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최백호가 지난 주말 콘서트에서 공개한 신곡 '같은 노래(가제)'의 가사다. 평생을 '낭만 가객'으로 살아온 그가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이념 대립을 정면으로 노래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무섭기는 하다"며 발매를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도 50년간 쌓아온 이미지에 정치적 오해가 씌워질까 봐 만류한다고 한다. 중립을 지키며 화합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시대. 이것이 2025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투표 인증샷의 옷 색깔 하나로 정치 성향을 재단하고, 특정 식당을 가거나 특정 상품을 사는 것만으로도 진영이 나뉘는 사회. 우리는 언제부턴가 '빨강'과 '파랑' 사이에서 중립이라는 선택지를 스스로 지워버렸다. 그 결과 대가급 예술가조차 건강한 비판을 담은 노래 한 곡을 내는 데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백호는 선배 나훈아의 행보에서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나훈아는 과거 공연에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다 문제"라며 정치권 전체를 비판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특정 진영을 옹호하거나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의 물결은 이제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우리가 구축해 온 사회적 신뢰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정교한 사기 행각이 현실에서 피해를 양산하고 있으며, 인간의 직관만으로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기 어려운 지점에 도달했다. 인간이 시각 정보에 의존해 온 오랜 역사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은 더이상 공허한 격언이다. 이제는 그야말로 백견불여일확(百見不如一確)이다. 이러한 '보이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신뢰의 공백 속에서, AI는 물리적 실체를 갖춘 피지컬 AI의 형태로 현실에 더욱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위험한 업무를 대체하고, 자율주행과 가정용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로봇의 등장은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현실 세계의 주체로 자리매김했음을 선언한다. 글로벌 경쟁 구도는 이미 치열하다. 중국은 방대한 시장 규모와 실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선도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는 국가 산업 주권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며, 기술 종속을 막기 위한 시급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요구한다. 그러나 한국에게는 명확한 기회가 존재한다. 우리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국가법정교육진흥원 대표 하충수 박사 어제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한 주부의 사연을 접했다. 지인에게 가전제품과 명품 구매 캐시백 사기를 당한 그는 변호사 선임비 150만 원이 부담스러워 소송을 망설이다가, 답답한 마음에 AI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는 법률 판단과 함께 증거 수집 방법, 타임라인 구성을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핵심 증거와 보조 증거를 구분해주었고, 고소장 작성까지 도왔다. 5개월 후, 그는 승소했다. 변호사 없이. 이 사연이 알려지자 "이제 변호사가 정말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 사례는 AI 시대 법률 시장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법률 업무를 일반인이 AI의 도움으로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리걸테크(Legal Tech)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계약서 자동 작성, 판례 검색, 소송 결과 예측, 법률 상담까지. 과거 변호사들이 밤을 새워 하던 일을 AI는 몇 초 만에 처리한다. 단순 법률 자문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대형 로펌들은 신입 변호사 채용을 줄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위기다. 하지만 이 변화의 본질은 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미 30년 가까이 이어졌다.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살균제가 폐 손상 등 심각한 질환을 초래했지만, 피해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국가와 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 2011년 역학조사에서 인과관계가 확인된 이후에도 정부 대응은 한계가 명확했다. 특정 질환 중심의 구제, 제한적 배상, 단일 부처 중심의 대응 체계는 피해자들의 불신과 좌절을 심화시키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은 달라진 국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국가가 공동 책임을 지고, 기업과 함께 배상 체계를 전면적으로 전환하며, 단순한 치료비 지원을 넘어 생애 전주기적 맞춤 지원에 나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피해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배상금 수령 방식, 장기 소멸시효 폐지, 치료비 대납과 휴가 보장 등 세부 조치들은 과거 제도의 한계를 명확히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범부처 협업과 전문성 강화다. 학령기 청소년의 학교 배정, 대학 등록금 지원, 국방과 사회복무 지원 등 실질적 지원과 더불어, 건강 모니터링 확대와 인과관계 연구를 통한 장기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