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윤여진 기자 |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중국인 관광객 지원’ 논란은 단순한 사실 공방을 넘어 국민들이 느끼는 근본적인 불안을 드러냈다. 정부는 “중국인에게 1인당 40만 원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민 세금이 외국인 유치 사업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쓰이느냐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기술적인 예산 항목의 존재 여부만이 아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서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추경 재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에 투입된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 정서와 충돌하고 있다. 여행사 지원이든 관광상품 개발이든 결과적으로 외국인 방문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왜 지금 이 예산이 우선순위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추경은 통상 민생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편성된다. 고유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산업과 취약계층 지원이 먼저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외국인 대상 관광 활성화 사업은 정책적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다.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외국인 퍼주기’라는 프레임이 형성된 배경에는 이러한 현실
시사1 윤여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다.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선 일정 연기 요구와 후보 측 반박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급기야 야당의 고발까지 이어지며 사안이 정치 공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제 공은 민주당 지도부로 넘어갔다. 논란의 핵심은 여론조사 결과를 홍보물에 표기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경쟁 후보들은 무응답층을 제외하고 재환산한 수치가 여론조사 왜곡에 해당할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나올 때까지 본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 전 구청장 측은 당 경선 규정에 따른 합법적 방식이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어 당 내부 판단만으로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사실관계의 최종 판단 이전에 이미 경선의 공정성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는 결과만큼 과정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특정 후보의 위법 여부가 아니라, 경선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을 당원과 국민에게 주는 것이 더 본질적인 과제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경선이 강행될 경우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유증은 불가피하다
시사1 김아름 기자 | 고등학생이 교복을 입고 대학 캠퍼스로 등교하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 사업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사회 전체를 배움터로 확장하겠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대학 강의를 미리 듣고 학점까지 인정받는 ‘이중학점’ 제도는 학생 선택권을 넓히고, 획일적인 교과 중심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실무 중심 수업과 전문기관 연계는 진로 탐색 기회를 앞당긴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기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제도가 성공하려면 ‘기회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 연계 수업이 또 다른 스펙 경쟁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접근성이 지역·학교·가정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경우, 선택권 확대가 오히려 교육 격차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점 인정은 제도의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평가 방식이다. 교실 밖 수업이 단순한 프로그램 추가가 아니라 교육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입시와 평가 체계 역시 함께 변해야 한다. 학교의 벽을 허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요즘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묘한 하소연이 돌고 있다. 여당 출입 기자들은 일정과 메시지가 넘쳐 기사 선별에 고민하지만, 야당 출입 기자들은 정반대의 이유로 힘들다는 이야기다. “쓸 만한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부에서 ‘기사 거리’는 단순한 취재 소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당의 방향, 전략, 갈등, 변화, 메시지 등이 끊임없이 생산될 때 정치 뉴스는 살아 움직인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을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지도부 일정을 보면 기사 한 꼭지를 건지기 어렵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공식 일정은 있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희미하고, 논쟁은 있으나 정책 방향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쇄신, 노선, 책임론 등 굵직한 의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지만, 이를 둘러싼 결론이나 전략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지도부 발언은 내부 결집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당이 어디로 가려 하는지 보여주는 정치적 신호는 제한적이다. 기자 입장에서는 갈등도, 변화도 아닌 ‘정체 상태’가 가장 기사 쓰기 어려운 국면이다. 정당 정치에서 뉴스는 갈등이나 위기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향 제시와 선택 역시 중요한 뉴스다. 하
시사1 관리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이 예상 밖의 장면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신정훈 후보와 강기정 후보의 단일화다. 여론조사를 통한 경쟁 끝에 신 후보로 단일 후보가 확정됐고, 두 사람은 곧바로 공동 대응을 선언하며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정치권에서 단일화는 흔하지만, 이번 사례는 결이 조금 다르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던 1964년생 동갑내기 정치인이 경쟁을 내려놓고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다. 발표 자리에서 감정이 북받친 모습은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선 상징성을 보여줬다. 신 후보는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고, 강 후보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을 자처했다. 패배한 후보가 즉각 선거 전면에 나서는 모습은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읽힌다. 단일화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가 ‘감정의 봉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빠르고 안정적인 통합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단일화는 경선 구도 자체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기존 다자 경쟁 속 분산됐던 표심이 재정렬되면서 경선은 더욱 선명한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특히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는 정치적 상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신 후보 측의 외연 확장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시사1 김기봉 기자 | 요즘 청년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열심히 살아도 빚만 남는다”는 자조다. 과장이 아니다. 한국은행 통계는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자산보다 빚이 많고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고위험 가구’ 세 집 중 한 집이 2030 청년층이라는 사실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래 세대의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청년들은 ‘영끌’이라는 단어로 설명됐다. 치솟는 집값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자산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지금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다”는 불안이 사회 전반을 지배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식자 상황은 급변했다. 자산은 줄고 빚은 남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취업시장 역시 청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취업자 증가세는 둔화됐고 ‘쉬었음’ 상태의 청년은 빠르게 늘고 있다. 소득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부채 부담까지 커지면서 일부 청년들은 다시 고위험 투자로 눈을 돌린다. 손실을 만회하려는 선택이지만, 이는 또 다른 위험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정치권은 이런 현실 앞에서 여전히 익숙한 장면을 반복한
시사1 김기봉 기자 | 중동 사태가 터지자 시장은 냉정했다. 그리고 그 충격은 유독 한국에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사태 발발 이후 9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4.1%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는 12.1% 하락해 미국(3%), 독일(0.8%), 영국(5.2%)보다 훨씬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한국만 더 흔들리는’ 장면이 또다시 재현된 셈이다. 표면적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고, 그중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중동 리스크가 곧 한국 경제 리스크로 직결되는 구조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에너지 의존도를 넘어선다. 외국인 자금 흐름에 지나치게 민감한 금융시장 구조, 수출 중심 산업 의존, 지정학적 충격에 취약한 산업 포트폴리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시장은 글로벌 불안 국면마다 ‘위험자산의 전형’처럼 움직인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이 먼저 반응하고, 더 크게 흔들리는 이유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앞으로다. 한국은행은 중동 갈등 장기화 시 은행 자본 건전성이 악화하
시사1 박은미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이 국회 본관 앞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했다. 정계 입문 이후 처음이라는 결연한 행동이다. 그는 “정쟁의 벽 앞에서 독한 마음으로 부닥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음을 절감했다”며 “부산 시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삭발한다”고 말했다. 부산특별법 지연을 두고는 “지역 차별”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정치인의 상징적 행동은 메시지를 강화한다. 삭발은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방식 가운데 하나다. 합리와 논리를 강조해 온 정치인이 스스로 ‘자해적 행위’라고 표현했던 방식까지 택했다는 점에서 절박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그러나 부산 시민들이 떠올리는 장면은 꼭 이번 삭발만은 아닐 것이다. 불과 3년 전,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서 예상과 크게 빗나간 결과를 받아들었다. 182개국 투표에서 부산은 29표에 그쳤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119표를 얻으며 승부는 1차 투표에서 끝났다. 역전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실망은 컸다. 당시 정부는 예측이 빗나간 데 대해 사과했고 실패 원인을 복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보력 부재, 판세 분석의 정확성, 뒤늦은
시사1 김기봉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1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환율 급등은 국내 요인보다 외부 충격의 성격이 짙다. 중동 전쟁 격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흐름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국 경제의 체력이 갑자기 약해졌다기보다, 글로벌 불안이 커질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구조가 다시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환율 상승 자체보다 ‘지속성’이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를 동시에 압박한다. 이미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면 에너지 가격 충격은 배가된다. 결국 기업 수익성 악화와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약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재정 대응만으로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지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단기 처방보다 위기 관리의 일관성과 신뢰다. 환율은 경제의 체온계라고 한다. 151
시사1 윤여진 기자 |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검찰 송치 의견을 받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그는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반드시 무고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반복돼 온 익숙한 장면이다. 논란이 커지면 탈당을 통해 당과 거리를 두고, 개인 문제로 축소하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히 ‘당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단’으로 보기 어렵다. 탈당은 책임의 시작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책임을 흐릴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장경태 의원은 성추행 혐의뿐 아니라 피해자 신원 노출 등 2차 가해 의혹까지 받고 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의견을 낸 상황은 최소한 사안의 중대성을 공적으로 인정한 절차적 판단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장경태 의원은 혐의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나 국민을 향한 사과보다 ‘억울함’과 ‘무고 입증’에 방점을 찍었다. 물론 정치인도 무죄추정 원칙의 적용을 받는다. 법적 판단은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법적 유·무죄만이 아니다. 공적 권력을 가진 인물로서의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신뢰가 함께 따라야 한다. 더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