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경태 의원, ‘탈당’ 뒤에 남은 질문들

시사1 윤여진 기자 |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검찰 송치 의견을 받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그는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반드시 무고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반복돼 온 익숙한 장면이다. 논란이 커지면 탈당을 통해 당과 거리를 두고, 개인 문제로 축소하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히 ‘당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단’으로 보기 어렵다. 탈당은 책임의 시작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책임을 흐릴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장경태 의원은 성추행 혐의뿐 아니라 피해자 신원 노출 등 2차 가해 의혹까지 받고 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의견을 낸 상황은 최소한 사안의 중대성을 공적으로 인정한 절차적 판단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장경태 의원은 혐의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나 국민을 향한 사과보다 ‘억울함’과 ‘무고 입증’에 방점을 찍었다.

 

물론 정치인도 무죄추정 원칙의 적용을 받는다. 법적 판단은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법적 유·무죄만이 아니다. 공적 권력을 가진 인물로서의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신뢰가 함께 따라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탈당의 방식이다.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 이뤄진 탈당은 결과적으로 당 차원의 정치적 판단을 피하는 모양새가 됐다. 실제로 여권에서는 중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탈당 후 복귀’라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책임은 개인화되고, 정치적 책임 구조는 흐려졌다.

 

장경태 의원은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출구 전략이 아니라, 사건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책임 있는 태도다. 국민이 묻는 것은 억울함의 호소가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탈당이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 정치권이 보여줘야 할 것은, 의혹 앞에서 최소한의 책임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선 긋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