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한국이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나온 이 평가는 단순한 외국 언론의 비판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평가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왜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불안한 곳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급등락을 반복한 한국 증시를 두고 시장 변동성과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가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밸류에이션 역시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숫자 이상의 ‘신뢰’라고 본 것이다.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기업 지배구조, 낮은 주주환원, 불투명한 시장 관행 등이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발목을 잡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정책 리스크와 시장 안정성 문제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하루 5% 이상 움직이는 날이 잦을 정도로 커진 변동성은 투자자들에게 시장 자체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큰 손실
시사1 장현순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하투(夏鬪)’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동차와 철강, 조선 등 국내 제조업 곳곳에서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장기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미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기아는 파업권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조선업계 역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다.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지급 사례가 다른 제조업으로 확산되면서 노조들은 전년도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성과가 있는 만큼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단 기업이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경영 환경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미래차, 친환경 선박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의 성과를 모두 나누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과 일자리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노사 모두가 한 발씩 물러서야 할 시점이다. 노조는 단기적인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
시사1 김기봉 기자 | 주식시장은 기대를 먹고 움직인다. 그러나 기대가 과열되면 실망도 그만큼 커진다. 최근 국내 증시는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작된 급락은 시장 전체로 번졌고,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이 정도 변동성이 정상인가”라는 의문이 시장 곳곳에서 제기됐다. 증시가 오르는 것은 누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문제는 상승 자체를 정책의 목표로 삼기 시작할 때다. 정부가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상법 개정이나 소액주주 권리 강화, 불공정거래 근절 역시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제도 개혁과 주가 상승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제도는 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고, 주가는 그 결과일 뿐이다. 그 순서가 뒤바뀌면 정책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대신 시장의 기대를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대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작은 악재에도 충격은 훨씬 크게 나타난다. 이번 시장 급락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에 대한 위험관리 대책이 뒤늦게 발표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새로운 금융상품은 투자 선택의 폭을
시사1 김아름 기자 | “종부세를 내려고 하는데 대출 가능할까요.” 최근 은행 창구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질문이다. 예전 같으면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대출 상담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위한 자금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나타난 새로운 풍경이다. 보유세는 자산이 아니라 현금으로 낸다. 문제는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집주인의 현금 흐름까지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은퇴자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1주택 실수요자에게는 공시가격 상승이 곧바로 현금 부담으로 이어진다. 자산은 늘었지만 당장 세금을 낼 현금이 없어 대출을 알아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정한 세 부담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공시가격 현실화와 보유세 정상화는 오랫동안 논의돼 온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금은 정책 목표만큼이나 납세자의 부담 능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고, 강남권은 상승폭이 더욱 컸다. 여기에 보유세 체계 개편까지 더해질
시사1 김기봉 기자 |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하며 해외로 빠져나가던 투자자금을 국내로 돌려놓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지난해 400억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8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한국 주식 ETF에는 지난주에만 28억 달러, 우리 돈 4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정책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은 전혀 다르다. 국내 투자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입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졌고, 급락장에서 손실이 확대됐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정부가 정책 효과를 설명하는 것과 시장 참여자가 체감하는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해외 투자자들은 오히려 한국 증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흔들리고 있는데, 해외 자금은 한국 기술주를 담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한국 ETF에 쏟아붓고 있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또다시 중국인 승객들의 ‘집단 새치기’가 발생했다. 대기줄은 무너졌고, 질서를 유지하던 직원들은 다쳤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달에만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확인됐고, 공항 측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정부와 공항당국의 대책은 고작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수준이다. 질서를 어긴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시설을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성실하게 줄을 선 다수의 이용객만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법과 공항 질서를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개인의 일탈만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규모였다. 수십 명이 동시에 뛰어들어 새치기를 했고, 직원들이 다칠 정도였다. 반복되는 집단행동이라면 외교적 협조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 중국은 자국민의 해외 행동을 관리하기 위해 여러 차례 ‘문명 관광’을 강조해 왔다. 해외에서 질서를 지키고 현지 법규를 준수하라는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중국 당국과 공식적인
시사1 김기봉 기자 |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차주들의 고민도 다시 시작됐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하나, 변동금리를 유지해야 하나'로 쏠린다. 하지만 지금의 금리 환경에서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상품의 종류보다 자신의 상환 능력이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정답처럼 여겨진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 현재 금리를 고정해 두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으로 오히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최대 0.9%포인트 가까이 낮다. 당장 매달 내야 하는 이자를 생각하면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신규 가계대출의 75% 이상이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금의 낮은 금리가 미래까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은 기준금리가 한 차
시사1 박은미 기자 |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국민이 행사하는 한 표는 어떤 국가기관의 권한보다 무겁다. 그렇기에 선거관리위원회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정확해야 하며, 그 과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지켜야 할 책무가 있다. 단·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그 신뢰를 크게 흔들었다.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하거나 장시간 기다려야 했던 상황은 단순한 행정 착오로 치부하기 어려운 참정권 침해다. 선거관리의 기본 중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국정조사 첫 청문회에서도 여야는 한목소리로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와 초동 대응을 질타했다. 정치적 해석은 달랐지만, 선관위의 무능과 안일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문제는 선관위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제도를 개선하기보다 외부 비판에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신뢰는 더 빠르게 무너졌다. 독립기관이라는 지위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선거를 책임지는 기관일수록 더 엄격한 자기 점검과 투명한 설명이 요구된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사태가 정치적 진영 논리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선거를 둘러싼 논란은 언제나 민감하다. 투표의 공정성과 선거관리의 중립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정치권은 날 선 공방을 이어간다. 이번에는 6·3 지방선거 당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통화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를 “청탁”이라고 규정하며 법사위원장 사퇴와 선관위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통화의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사실관계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핵심은 통화 자체가 아니라 내용이다. 공직자가 선거 당일 특정 정치인의 요청을 받아 선거관리 업무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민원이나 현장 상황을 전달받은 것인지가 객관적으로 규명돼야 한다. ‘청탁’이라는 단어는 법적·정치적 무게가 큰 만큼, 명확한 근거 없이 단정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반대로 선관위 역시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 선거 당일 어떤 경위로 통화가 이뤄졌고, 실제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치적 해명이 아니라 사실 공개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반복
시사1 김기봉 기자 | 기초연금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노후를 지탱하는 안전망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꼭 필요한 어르신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제도는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현행 기초연금은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토지와 주택, 예·적금, 국내 금융재산 등을 반영하지만 가상자산과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금융재산은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그 결과 수억원대 해외 자산이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도 기초연금을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감사원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형평성 개선을 주문했다. 가상자산은 더 이상 일부 투자자의 투기 수단만이 아니다.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도 적지 않고, 실제 재산으로서의 성격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제도는 이를 없는 재산처럼 취급해 왔다. 같은 5억원이라도 은행 예금이면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해외계좌나 가상자산이라면 수급 대상이 되는 상황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이러한 허점을 메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보유한 재산을 소득인정액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특혜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보건복지부 역시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