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별세 이후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보여준 행태는 ‘막말 정치’나 ‘과격한 주장’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죽음을 음모론의 재료로 삼아 클릭 수와 후원금을 끌어모으는 모습은, 정치적 논쟁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의문사’, ‘부정선거의 비밀을 안 인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은 근거도 없이 빠르게 확산됐다. 고인의 생전 발언과 사진을 맥락 없이 짜깁기한 영상들은 알고리즘을 타고 수십만 명에게 노출됐다. 유가족의 슬픔과 사회적 애도는 이들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런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구조다. 허위 정보와 혐오 선동이 명백함에도 플랫폼은 ‘표현의 자유’ 뒤에 숨고, 제재는 늘 사후적이다. 그 사이 음모론은 사실처럼 소비되고, 정치적 불신과 사회적 분열은 더 깊어진다. 정치적 평가와 비판은 살아 있는 자의 몫이다. 죽음까지 정쟁의 도구로 삼는 순간, 민주주의의 토대인 공론장은 무너진다. 조회수와 후원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이번 사태는, 가짜뉴스와 혐오 선동을 방치해온 우리 사회의 책임을 되묻게 한다. 애도는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낙마 소식이 전해지자 제1야당 국민의힘은 즉각 환호했다. “상식의 승리”, “국민 눈높이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이 장면을 곱씹어 보면, 과연 국민의힘이 손뼉 치며 기뻐할 일인지 의문이 남는다. 이혜훈 후보자는 보수 진영에서 성장해 3선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국민의힘의 전신 정당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졌고, 불과 한 달 전까지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런 인물이 여당 정부의 통합 인선 카드로 발탁되자, 국민의힘은 단 2시간 만에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정치적 결별 선언이자, 동시에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선택이었다.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과 폭로는 결과적으로 낙마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배신의 대가”라고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당이 그동안 검증하고 품어왔던 인물의 민낯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당의 간판으로 활동해온 정치인의 도덕성과 책임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는데, 그에 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정치의 품격이다. 장관 후보자의 낙마는 인사 실패이자 국정 운영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야당이라면 비판할 수 있지만, 이를
시사1 윤여진 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남긴 발언은 자극적이지만, 가볍게 넘기기엔 한국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강선우 의원을 언급하며 “강세 지역의 경우 공천헌금이 10억원 이상이었다”고 회상한 그의 말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의 문제를 넘어 공천 제도 전반의 구조적 부패를 겨냥하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은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실제 경험을 예로 들었다. 재공천 대가로 15억원을 제시한 중진 의원, 구청장 공천을 위해 10억원을 내밀었다는 전직 고위 공무원의 사례는, 공천이 정책과 경쟁이 아닌 ‘거래’의 대상이었던 현실을 보여준다. 더 충격적인 대목은 이런 제안이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고백이다. 이 발언의 무게는 ‘과거 회상’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 크다. 홍준표 전 시장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공천헌금은 오르지 않았나 보다”고 꼬집은 대목은, 최근 불거진 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공천헌금 의혹과 정확히 맞물린다. 정권과 정당, 세대가 바뀌어도 공천을 둘러싼 돈의 유혹은 거의
시사1 김기봉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900선을 넘어섰다. 단순한 지수 신기록을 넘어,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나온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번 랠리는 더욱 주목된다. 19일 코스피는 장 초반 약세로 출발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재부상 가능성과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등 대외 변수들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 요인은 장중 빠르게 소화됐고,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틀며 결국 4900선을 돌파했다. 불확실성보다 ‘상승 추세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하게 작용한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수급 구조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주체는 개인이나 외국인이 아닌 기관 투자자였다. 기관은 29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 올렸고, 개인과 외국인은 오히려 순매도에 나섰다. 이는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외국인과 달리, 기관이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스피는 새해 들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며 1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례적인 연속 상승은 단순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정치권 풍경은 혼탁하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이를 대하는 정치권의 태도가 또 다른 논란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한 대목은 ‘검증’이라는 국회의 본령을 스스로 외면한 선택으로 읽힌다. 아이러니는 이혜훈 후보자의 이력에서 출발한다. 그는 과거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고 세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그 시절에는 문제가 없던 인사가,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내세워 발탁하자 하루아침에 “낙제점”, “부적격자”가 됐다. 청와대가 지적한 대로, 이는 정파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지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논리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남는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부정 청약, 부동산 투기, 증여세 탈루 등 의혹이 그토록 중대하다면, 과거 세 차례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서는 왜 걸러지지 않았나. 이는 이혜훈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공천과 검증을 담당했던 정당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현 정부 인사 검증 실패로 돌리는 모습은 스스로의 과거를 지우는 행위에 가깝다.
시사1 김아름 기자 | 북한에 날아간 무인기 사건이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면, 그 뿌리는 어디까지 닿아 있는가. 수사선상에 오른 민간인 용의자 두 명이 모두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근무 이력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사건을 더 이상 ‘개인 차원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18일 정치권과 수사당국에 따르면, 무인기를 제작한 혐의를 받는 A씨는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뉴스 모니터링 요원으로 일했으며 실제로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하는 B씨 역시 용산 근무 이력을 공유한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 선후배로, 창업을 함께 했고 통일 관련 청년단체 활동도 병행했다. 이들의 이력은 우연의 연속이라 보기엔 지나치게 촘촘하다. 더 심각한 대목은 이들이 연루된 행위의 성격이다. 북한 영공을 향한 무인기 침투는 그 자체로 군사적 충돌을 촉발할 수 있는 고위험 행위다. 국가만이 감당해야 할 안보 판단과 실행의 영역을 민간, 그것도 정치적 성향이 분명한 개인들이 넘나들었다면 이는 ‘안보의 사유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시기, 안보는 반복적으로 정치의 도구가 됐다. 대북 강경 메시지는 국내 정치의 위기를 돌파하는 카드로 소환됐고, ‘안보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가 거세다. 각종 의혹을 앞세워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이를 명분 삼아 여야 협치의 장까지 걷어차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힘의 비판을 따라가다 보면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생긴다. 그동안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혜훈 후보자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다섯 차례나 공천을 받았고,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 긴 정치 이력 동안 지금 제기되는 의혹의 상당수는 이미 존재했거나, 최소한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사안들이다. 그때는 문제없던 인물이, 정부 인사로 지명되자 하루아침에 ‘부적격 인사’가 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인사 검증을 말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검증이라기보다 정치적 선택적 분노에 가깝다. 같은 기준이 같은 인물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비판은 원칙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불과하다. 야당 시절엔 침묵하고, 여당 인사가 되자 공격하는 태도는 스스로 제기하는 문제의 무게마저 가볍게 만든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이혜훈 후보자 문제를 이유로 대통령 주재 여야 지도부 오찬에도 불참하겠다고 했다. 한 인사에 대한 공세를 국정 대화 거부의 명분으로 삼는 것
시사1 김아름 기자 |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1심 선고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전직 대통령 재판의 공개 중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익숙해진 장면 같지만, 그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 않다. 법정이 단순한 재판 공간을 넘어 ‘역사의 현장’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사회적 관심과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들었다.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절차 왜곡, 허위 선포문 작성과 폐기까지. 혐의 하나하나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헌정 질서와 공권력 행사 방식의 근간을 건드린 사안이다. 이 재판은 한 전직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권력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묻는 자리다. 생중계는 불가피한 선택이자 불편한 선택이다. 법정 공개는 사법의 투명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재판이 여론의 무대가 되는 위험도 안고 있다. 판결문보다 표정과 장면이 먼저 소비되고, 법리보다 감정이 앞설 수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문을 열기로 한 것은 ‘보여주는 사법’이 지금 이 사건에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고 중계 역시 논란 속에서 결정됐다. 그때마다 법원은 예외적 판
시사1 박은미 기자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에게 ‘제명’이라는 사형 선고를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였다. 새로 출범한 윤리위가 잉크도 마르기 전 심야 마라톤 회의를 열어 전직 당 대표를 쫓아내는 모습은 흡사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장동혁 지도부가 내건 ‘과거와의 절연’이 결국 ‘정적과의 절연’이었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징계의 형평성이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한동훈이 제명이면, 권영세·권성동은 무엇이냐”는 냉소가 터져 나온다. 과거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등 당의 근간을 흔들었던 중진들의 행보에는 침묵하거나 관대했던 당이 유독 한동훈 전 대표에게만 서슬 퍼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두고 ‘표적 징계가 아니다’라고 강변하기엔 명분이 궁색해 보인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지도부를 향한 당원들의 분노는 단순한 지지층의 반발을 넘어선다. “민주당은 듣는데 왜 우리는 안 듣느냐”는 한 책임당원의 절규는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소통 불능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쇄신을 약속하며 출범한 지도부가 오히려 지지층을 밀어내며 자폐적 정치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
시사1 박은미 기자 | 사과는 했다고 말하지만, 책임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당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혁신’이라는 단어를 쓰기엔 민망하다. 선택적 사과, 선택적 침묵, 그리고 변하지 않는 친윤 기득권 구조 속에서 간판만 갈아치운다고 당이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면, 국민을 너무 얕잡아본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잘못이었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그 사과는 끝내 누구를 향한 것이었는지 불분명하다. 계엄을 옹호해온 인사들의 당내 입지는 여전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을 명확히 선언한 적도 없다. 사과는 있었지만 단절은 없었다. 반성은 말로 했지만,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당명 개정은 가장 손쉬운 선택지다. 인적 쇄신이나 노선 정리, 책임 정치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건너뛰고도 ‘변화 중’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을 구조와 노선이 아닌 ‘브랜드’에서 찾는 태도는, 과거 보수 정당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반복해온 익숙한 장면이기도 하다. 더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점이다. 왜 당명이 바뀌어야 하는지, 무엇을 반성했고 무엇을 끊어내겠다는 것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