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장현순 기자 | “양자 컴퓨팅의 시대는 아직 멀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였다. 기술적 한계와 높은 구현 난도, 무엇보다 불안정한 큐비트 문제는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16일 공개한 세계 최초 오픈소스 양자 AI 모델 제품군 ‘엔비디아 아이징(NVIDIA Ising)’은 이 같은 통념에 균열을 내고 있다. 단순한 신제품 발표를 넘어, 양자컴퓨팅 실용화의 시계를 앞당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컴퓨터의 핵심은 큐비트다. 하지만 큐비트는 외부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 작은 오차만으로도 전체 연산 결과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자 오류 정정과 프로세서 보정은 업계 최대 난제로 꼽혀왔다. 엔비디아는 이 지점을 정조준했다. 아이징은 AI를 활용해 큐비트 상태를 실시간 분석·보정하고 오류를 정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오류 정정 속도는 기존 표준 대비 최대 2.5배 빠르고 정확도는 3배 높다. 며칠씩 걸리던 보정 작업도 수 시간 수준으로 줄였다. 이는 단순한 성능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가로막아온 가장 큰 기술 장벽을
시사1 윤여진 기자 | 최근 정부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이란에 5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인도적 상황 완화가 명분이다. 하지만 냉혹한 국제 정치의 현실 속에서 이번 결정이 과연 우리 국익과 안보에 부합하는 ‘최선의 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한미 동맹의 전략적 일체성에 균열을 낼 우려가 있다. 한국과 미국은 단순한 우방을 넘어 피로 맺어진 혈맹이다. 현재 미국은 이란을 중동 불안의 핵심 배후로 지목하고 고강도 제재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동맹국이 적대 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그 대상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자칫 동맹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엇박자로 비춰질 수 있다. 또 이번 지원은 국제 관계의 복잡성을 간과한 기계적 지원이다. 중동은 종파 분쟁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화약고와 같다. 이란에 대한 지원은 이란과 대립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이나 다른 우방국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위험이 크다. 지금은 ‘인도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기보다, 우리 외교의 입지를 좁히지 않도록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지원 자금의 투명성과 실효성 문
시사1 윤여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도권 원팀’을 선언했다. 서울·경기·인천 후보가 손을 맞잡고 공동 결의문을 발표하며 수도권 공동 대응과 정책 공조를 약속한 것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는 분명하다. 수도권은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최대 생활권이자, 교통·주거·산업 문제 등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대표적 공동 생활권이다. 서울의 교통 문제가 경기도 출퇴근길과 직결되고, 인천의 산업정책이 수도권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민주당 후보들의 인식은 틀리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구상이 매번 선거철마다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수도권 공동 교통망 구축, 광역 행정 협력, 생활권 통합 행정 등은 이미 수차례 정치권에서 제기돼 왔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선거 때는 ‘원팀’을 외치지만 선거가 끝나면 각 지자체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세 후보는 수도권행정협의회 구성과 공동 공약 추진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재원
시사1 장현순 기자 |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 인수를 마무리하며 총 1500만 톤 규모의 자원을 확보했다. 숫자만 보면 분명 ‘성과’다. 전기차 약 7000만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은 크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이 자원이 실제 경쟁력이 되기까지 얼마나 빠르게, 안정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느냐다. 리튬은 이미 ‘확보 경쟁’ 단계를 넘어 ‘공급망 완성’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단순히 매장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제한적이다. 채굴, 정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축하느냐가 기업의 진짜 경쟁력을 가른다. 그런 점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이번 인수는 자원 확보 자체보다 기존 옴브레 무에르토 광권과의 시너지, 그리고 단계적으로 확장되는 생산능력과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가 커진다. 이미 연산 2만5000 톤 규모의 1단계 공장이 가동 중이고 2단계 공장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추가 자원까지 더해지면서 ‘확보→생산’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한층 강화됐다. 결국 관건은 이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시키느냐다. 변수도 적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투자 환경은 기회와 리스크
시사1 윤여진 기자 |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중국인 관광객 지원’ 논란은 단순한 사실 공방을 넘어 국민들이 느끼는 근본적인 불안을 드러냈다. 정부는 “중국인에게 1인당 40만 원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민 세금이 외국인 유치 사업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쓰이느냐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기술적인 예산 항목의 존재 여부만이 아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서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추경 재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에 투입된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 정서와 충돌하고 있다. 여행사 지원이든 관광상품 개발이든 결과적으로 외국인 방문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왜 지금 이 예산이 우선순위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추경은 통상 민생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편성된다. 고유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산업과 취약계층 지원이 먼저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외국인 대상 관광 활성화 사업은 정책적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다.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외국인 퍼주기’라는 프레임이 형성된 배경에는 이러한 현실
시사1 윤여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다.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선 일정 연기 요구와 후보 측 반박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급기야 야당의 고발까지 이어지며 사안이 정치 공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제 공은 민주당 지도부로 넘어갔다. 논란의 핵심은 여론조사 결과를 홍보물에 표기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경쟁 후보들은 무응답층을 제외하고 재환산한 수치가 여론조사 왜곡에 해당할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나올 때까지 본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 전 구청장 측은 당 경선 규정에 따른 합법적 방식이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어 당 내부 판단만으로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사실관계의 최종 판단 이전에 이미 경선의 공정성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는 결과만큼 과정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특정 후보의 위법 여부가 아니라, 경선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을 당원과 국민에게 주는 것이 더 본질적인 과제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경선이 강행될 경우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유증은 불가피하다
시사1 김아름 기자 | 고등학생이 교복을 입고 대학 캠퍼스로 등교하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 사업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사회 전체를 배움터로 확장하겠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대학 강의를 미리 듣고 학점까지 인정받는 ‘이중학점’ 제도는 학생 선택권을 넓히고, 획일적인 교과 중심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실무 중심 수업과 전문기관 연계는 진로 탐색 기회를 앞당긴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기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제도가 성공하려면 ‘기회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 연계 수업이 또 다른 스펙 경쟁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접근성이 지역·학교·가정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경우, 선택권 확대가 오히려 교육 격차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점 인정은 제도의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평가 방식이다. 교실 밖 수업이 단순한 프로그램 추가가 아니라 교육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입시와 평가 체계 역시 함께 변해야 한다. 학교의 벽을 허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요즘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묘한 하소연이 돌고 있다. 여당 출입 기자들은 일정과 메시지가 넘쳐 기사 선별에 고민하지만, 야당 출입 기자들은 정반대의 이유로 힘들다는 이야기다. “쓸 만한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부에서 ‘기사 거리’는 단순한 취재 소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당의 방향, 전략, 갈등, 변화, 메시지 등이 끊임없이 생산될 때 정치 뉴스는 살아 움직인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을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지도부 일정을 보면 기사 한 꼭지를 건지기 어렵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공식 일정은 있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희미하고, 논쟁은 있으나 정책 방향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쇄신, 노선, 책임론 등 굵직한 의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지만, 이를 둘러싼 결론이나 전략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지도부 발언은 내부 결집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당이 어디로 가려 하는지 보여주는 정치적 신호는 제한적이다. 기자 입장에서는 갈등도, 변화도 아닌 ‘정체 상태’가 가장 기사 쓰기 어려운 국면이다. 정당 정치에서 뉴스는 갈등이나 위기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향 제시와 선택 역시 중요한 뉴스다. 하
시사1 관리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이 예상 밖의 장면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신정훈 후보와 강기정 후보의 단일화다. 여론조사를 통한 경쟁 끝에 신 후보로 단일 후보가 확정됐고, 두 사람은 곧바로 공동 대응을 선언하며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정치권에서 단일화는 흔하지만, 이번 사례는 결이 조금 다르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던 1964년생 동갑내기 정치인이 경쟁을 내려놓고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다. 발표 자리에서 감정이 북받친 모습은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선 상징성을 보여줬다. 신 후보는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고, 강 후보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을 자처했다. 패배한 후보가 즉각 선거 전면에 나서는 모습은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읽힌다. 단일화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가 ‘감정의 봉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빠르고 안정적인 통합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단일화는 경선 구도 자체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기존 다자 경쟁 속 분산됐던 표심이 재정렬되면서 경선은 더욱 선명한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특히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는 정치적 상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신 후보 측의 외연 확장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시사1 김기봉 기자 | 요즘 청년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열심히 살아도 빚만 남는다”는 자조다. 과장이 아니다. 한국은행 통계는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자산보다 빚이 많고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고위험 가구’ 세 집 중 한 집이 2030 청년층이라는 사실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래 세대의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청년들은 ‘영끌’이라는 단어로 설명됐다. 치솟는 집값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자산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지금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다”는 불안이 사회 전반을 지배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식자 상황은 급변했다. 자산은 줄고 빚은 남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취업시장 역시 청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취업자 증가세는 둔화됐고 ‘쉬었음’ 상태의 청년은 빠르게 늘고 있다. 소득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부채 부담까지 커지면서 일부 청년들은 다시 고위험 투자로 눈을 돌린다. 손실을 만회하려는 선택이지만, 이는 또 다른 위험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정치권은 이런 현실 앞에서 여전히 익숙한 장면을 반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