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추경 논란이 남긴 질문…국민 혈세, 누굴 위해 쓰이나

시사1 윤여진 기자 |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중국인 관광객 지원’ 논란은 단순한 사실 공방을 넘어 국민들이 느끼는 근본적인 불안을 드러냈다. 정부는 “중국인에게 1인당 40만 원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민 세금이 외국인 유치 사업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쓰이느냐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기술적인 예산 항목의 존재 여부만이 아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속에서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추경 재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에 투입된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 정서와 충돌하고 있다. 여행사 지원이든 관광상품 개발이든 결과적으로 외국인 방문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왜 지금 이 예산이 우선순위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추경은 통상 민생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편성된다. 고유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산업과 취약계층 지원이 먼저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외국인 대상 관광 활성화 사업은 정책적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다.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외국인 퍼주기’라는 프레임이 형성된 배경에는 이러한 현실 인식이 자리한다.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예산 설계 과정과 변경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했어야 했다. 반대로 야당도 국민 불안을 근거로 삼더라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장된 표현은 논쟁을 키울 뿐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다.

 

결국 추경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국민이 낸 세금이 어디에, 왜, 얼마나 쓰이는지 납득할 수 있을 때 정책은 힘을 얻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의 우선순위 점검이다. 혈세의 방향이 국민 삶을 먼저 향하고 있는지, 정치권 모두가 다시 물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