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11일간의 교섭과 파업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그 과정에서 생산 차질 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불과 25표 차이로 부결돼 재협상에 들어갔다.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이 핵심 쟁점이었다. 성과에 따른 보상은 당연히 필요하다. 기업이 좋은 실적을 냈다면 그 과실을 근로자와 공유하는 것은 노사 신뢰를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수단이다. 문제는 성과급의 수준과 지급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파업과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 등 우리 주력 산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로봇, 전동화 등 산업 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이런 때마다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생산라인이 멈춘다면 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일자리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파업하면 더 얻는다’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이다. 현대차의 사례처럼 장기간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뒤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정과 원칙을 강조해왔던 현안에서 선택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듯한 모습은 국민에게 적지 않은 의문을 남긴다.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은 해병대 채상병 사건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정부를 향해 책임 있는 자세와 국민적 의혹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거듭 촉구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지금은 어떠한가. 호남 장윤기 사건과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내각 인사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현안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에서는 과거와 같은 강한 문제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개별 사건의 책임 소재를 넘어 수사체계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현 정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상황에서 수사 공백과 제도적 한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집권 여당은 국민이 제기하는 의문에 답하고 제도적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현안일수록 적극적인 설명이나 문제 제기를 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야당 시절에는 정부를 향해 엄격한 잣대를 들
정부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동시에 손질한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19.24% 연동률을 유지하되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먼저 제외하고, 교육교부금은 55년간 이어진 ‘내국세의 20.79%’ 방식을 폐지한다. 세수에 따라 지방과 교육재정이 지나치게 출렁이고,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던 기존 제도를 손볼 필요는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지방과 교육 현장의 재원이 사실상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초과세수 등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지역 발전과 교육·인재 육성, 재정 안정화에 활용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얼마를 가져가고, 언제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총액이 줄지 않는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와 비교해 지방과 교육계가 실제로 얼마를 덜 받게 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이 중앙정부가 지방과 교육재정의 몫을 쌓아두는 또 하나의 재정 창구가 돼서는 안 된다.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교육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미래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재정 배분 방식을 바꾸는 일인 만큼 정부
신천지예수교회가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가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임정환 총회 총무대행은 20일 “정치권과의 일절 연계를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준수하며 오직 종교단체 본연의 사명과 순수한 신앙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다. 뒤늦었지만 종교단체가 정치적 논란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은 의미가 있다. 단 이번 사안은 단순히 정당 가입을 둘러싼 논란으로 치부하기에는 의혹의 규모가 크다. 합동수사본부는 2021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신천지 신도 5만여 명이 국민의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만희 총회장 등의 지시에 따른 집단 가입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만들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사실관계는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밝혀져야 한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신천지 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 가입이나 정치적 의사 표현 자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동시에 종교 지도부가 조직적인 지시를 통해 신도들의 정치적 선택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특정 정당의 세력 확대를 위해 종교조직을 동원했다면
한국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컸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증가의 속도다. 가계신용은 2024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이 24조9000억원 늘었고, 주택 관련 대출 증가폭도 12조2000억원에 달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가계가 빚을 다시 빠르게 늘리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가계부채 2000조원이라는 숫자 자체만으로 경제가 당장 위기에 빠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가계의 자산과 소득, 금리 수준, 대출의 만기 구조 등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가 대출 증가를 다시 자극하는 구조는 경계해야 한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대출을 늘리고, 늘어난 대출이 다시 주택 수요와 가격을 떠받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정책 당국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가계부채를 잡겠다고 대출을 일률적으로 조이면 실수요자의 주거 마련과 정상적인
커피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한때 프리미엄 커피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스타벅스를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메가MGC커피의 결제추정금액은 스타벅스의 94.9%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같은 달 69.5%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격차가 크게 줄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앱 이용자 수와 결제 규모의 차이다. 지난달 메가MGC커피 앱 월간 활성 이용자는 300만명으로 스타벅스 714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결제 규모는 스타벅스에 거의 근접했다. 이용자 한 명 한 명의 구매 빈도가 높거나, 촘촘한 가맹점망을 바탕으로 일상적인 소비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단순히 특정 브랜드 하나의 약진으로 볼 일이 아니다. 소비자가 커피를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경기와 물가에 대한 부담이 커질수록 소비자는 품질과 브랜드뿐 아니라 가격, 접근성, 구매 빈도를 함께 따진다. ‘비싼 커피 한 잔’보다 ‘부담 없이 자주 마실 수 있는 커피’를 찾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가성비 커피가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스타벅스 역시 여전히 압도적인 앱 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1위를 지
정부가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택 매입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문제는 규제가 강해질수록 오히려 현금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한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 4억원, 2억원으로 제한된다. 서울에서 2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최대 4억원의 주담대만 활용할 수 있어 나머지 자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대출만 조이면 자산가와 무주택 실수요자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현금이 있는 사람’과 ‘대출이 필요한 사람’의 차이가 곧 주택 구입 가능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부모의 지원이나 기존 부동산 매각대금, 금융자산을 동원할 수 있는 계층은 규제 속에서도 매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반면 소득은 있지만 축적된 자산이 부족한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는 집값이 내려오지 않는 한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정부가 청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만 39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먼저 밝힐 것을 요구하며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극한 대립을 반복하는 정치 현실에서 권력 분산형 개헌을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그의 문제의식에는 귀 기울일 대목이 있다. 그는 현행 헌법 체제를 두고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87년 체제를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권한을 둘러싼 여야의 사생결단식 대결이 반복되면서 민생과 미래를 위한 정치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1987년 개헌 이후 대통령 직선제는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토대가 됐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집중된 현행 권력구조가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이 모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고, 그 과정에서 협치와 책임 정치가 뒷전으로 밀리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 단 개헌 논의가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거래로 흘러서는 안 된다. 김태호 의원이 제안한 ‘연임 불추진’은 개헌 논의를 위한 정치적 신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개헌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미디어신문기자협회가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현직 언론인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언론사 간 공동취재와 공동보도를 통해 더 나은 언론의 길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모아 출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언론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지금, 혼자 취재하고 혼자 보도하는 것만으로는 우리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충분히 들여다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서로의 경험과 전문성을 나누고, 필요한 현안은 함께 취재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목소리를 함께 전달하는 새로운 언론 네트워크가 필요한 이유다. 한국미디어신문기자협회는 그 역할을 시작한다. 단순한 친목을 넘어 회원사들이 힘을 모아 공동취재와 공동보도를 추진하고, 언론인의 전문성을 높이며,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제를 발굴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출범이 여러 언론인들이 서로의 차이를 넘어 ‘함께하면 더 좋은 언론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작은 시작이지만 그 뜻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만큼 앞으로 회원사간 끈끈한 취재 네트워크를 만들고, 의미 있는 공동취재와 보도로 독자와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길 기대한다.
미국이 수입 드론과 핵심 부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산에는 최대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세계 드론 시장을 장악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한국에는 분명 기회다. 중국산 드론의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한국 기업이 대체 공급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단순히 중국산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은 핵심 부품과 기술의 원산지까지 따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드론이 단순한 산업용 기기를 넘어 국가안보와 방위산업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드론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보고 비행제어, 센서, 배터리, 통신,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과 부품의 경쟁력을 서둘러 높여야 한다. 정부 역시 미국의 관세 조치를 단순한 통상 현안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 한국 기업이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실증, 수출 지원은 물론 한미 간 공급망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산 15%’라는 숫자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기술 경쟁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중국산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