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동혁’과 다른 ‘이정현’, 쇄신의 길 걷다

국민의힘이 존립의 기로에 서 있다. 지지율은 추락했고,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던 대구·경북(TK)에서조차 민심 이반 조짐이 뚜렷하다. 최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로 떨어졌고, 중도층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장동혁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는 60%를 넘겼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 정당으로서의 신뢰와 존재 이유가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던진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그는 “정치는 자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때 완성된다”며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공천 심사 이전에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용퇴야말로 책임 있는 정치라는 것이다. 특히 당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변화 요구가 거세다는 점을 직시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 체제는 ‘혁신’과 ‘변화’를 외쳤지만, 지난 6개월간 보여준 모습은 분열과 무기력에 가까웠다. 여당 견제라는 야당의 본령 대신 내부 갈등이 이어졌고,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깊어졌다. 이대로라면 6월 지방선거에서의 참패 가능성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민심은 이미 경고장을 보냈다.

 

이정현 위원장의 ‘용퇴론’이 실제 결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이 기득권의 방어가 아니라 책임 있는 쇄신이라는 점이다. 보수의 텃밭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변화 없는 안주는 곧 퇴행이다. 장동혁 대표는 민심의 준엄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거취를 포함한 결단이든, 당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수술이든 선택은 분명해야 한다. 동시에 당 중진과 현역 단체장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려놓음이 곧 퇴장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일 수 있다는 이정현 위원장의 말이 공허한 수사가 되지 않으려면,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쇄신은 말이 아니라 결단으로 완성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걸어야 할 길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