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도세 유예 확대, 시장 혼선부터 바로잡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까지 유예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매각 의사가 있음에도 행정 절차 때문에 거래가 막히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시장 현실을 고려한 조치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지만, 반복되는 정책 수정이 또 다른 혼선을 낳고 있다는 점 역시 짚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내달 9일 이전 계약 체결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허가 신청과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허가 신청만 기한 내 이뤄졌다면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한 것은 행정 절차와 정책 취지 사이의 괴리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거래를 유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 목표에도 부합한다.

 

문제는 정책 신호의 일관성이다. 부동산 시장은 세율 자체보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기준을 다시 손보는 방식이 반복되면 시장 참여자들은 정책을 확정된 규칙이 아닌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결국 매도자는 더 기다리고, 매수자는 관망하며 거래 위축이 장기화되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다주택자에게만 적용되던 실거주 의무 유예를 1주택자까지 확대하는 방안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규제를 완화할 때마다 정책 목표가 ‘투기 억제’인지 ‘거래 활성화’인지 모호해지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세제와 규제는 단기 처방이 아니라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구조적 정책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논의가 보여주는 핵심은 시장이 세금 자체보다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이 현실과 어긋났다면 보완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은 일관된 원칙과 명확한 기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매번 시한 직전에 해석을 바꾸는 방식으로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부동산 정책은 결국 ‘신호의 정치’다. 공급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세제 완화 여부보다 먼저 정책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 조치가 단기적 혼선 해소에 그치지 않고, 일관된 부동산 정책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