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격상, 남미 협력의 전기를 살려야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선 중요한 전환점이다. 세계 경제 질서가 공급망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과 협력의 틀을 강화한 것은 시장 다변화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국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 간 무역협정의 필요성에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는 점이다. 남미공동시장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2억 명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거대 경제권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동안 협상 교착으로 인해 이 시장 진출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 재개의 동력이 마련된다면,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성장 공간이 열릴 것이다. 정부는 협상 재개를 서두르되 농업 등 민감 분야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병행해야 한다.

 

미래 산업 협력 확대 역시 전략적 의미가 크다. 브라질 수송기 제조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까지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수출입 관계를 넘어 산업 동맹으로 발전하는 신호다. 또한 브라질의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한국 발사체 발사가 추진된 경험은 우주 협력의 상징적 사례다. 우주, 항공, 방위산업은 기술 자립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 분야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공동 연구와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브라질의 지지 역시 의미를 갖는다. 국제사회에서 중견국 외교를 강화하려면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 기반을 넓혀야 한다. 남미의 핵심 국가인 브라질과의 전략적 협력은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단 선언적 합의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과거에도 협력 확대를 약속했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무역협정, 산업 협력, 인적 교류 등 각 분야에서 구체적 실행 계획과 지속적인 정책 추진이 뒤따라야 한다.

 

브라질은 한국에 있어 단순한 교역 상대를 넘어 남미 진출의 관문이다. 이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계기로 양국 협력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한다면,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