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불과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직자 사퇴 시한이 지나며 사실상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이 시점이면 각 정당은 공천 구도를 확정하고 후보 경쟁을 통해 선거 체제를 갖추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의 풍경은 정상과 거리가 멀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준비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주요 지역 공천을 속속 확정하며 선거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인천시장 후보로 박찬대 의원을, 강원지사 후보로 우상호 전 대통령정무수석을 단수 공천했고, 서울시장 후보 역시 다수 인사를 놓고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룰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세훈 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선 방식조차 정리되지 않았고,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도 손에 꼽을 정도다.
문제는 단순한 지연이 아니다. 후보 자체가 부족한 ‘구인난’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 현황을 보면 광역단체장 후보 수에서부터 민주당과 큰 격차가 벌어져 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선거를 앞둔 정당이라기보다 사실상 선거 준비를 포기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집권 세력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정치적 균형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집권 1년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다. 이런 선거에서 야당이 제대로 된 후보조차 내지 못한다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위기감조차 제대로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도부는 선거 전략을 정비하기보다 시간을 허비하고 있고, 당 전체가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다. 후보를 발굴하고 경쟁을 만들어야 할 시점에 ‘사람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정당이 과연 대안 세력이라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존재 자체가 책임이다. 권력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최소한의 책무조차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방선거는 경쟁이 아닌 일방적인 정치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더 늦기 전에 냉정하게 자문해야 한다. 지금의 모습이 과연 제1야당의 모습인가. 후보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정당이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시간 끌기가 아니라 지도부의 근본적인 각성과 전면적인 쇄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