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장현순·김아름 기자 |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서 무주택자가 다주택자 소유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맞춰 실거주 의무를 제한적으로 완화하면서다. 다만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혀 있어, 거래 성사 여부는 매수자의 현금 여력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하되,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최장 2년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분양권·입주권 보유자는 대상에서 제외되며, 일시적 2주택 목적도 허용되지 않는다. 5월 9일까지 실제 대금이 오간 계약이면서 4~6개월 내 잔금을 치르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핵심 변수는 대출이다. 전세가 낀 매물은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다. 시가 15억원 주택에 전세보증금 6억원이 설정돼 있으면 이미 담보인정비율(LTV) 40%에 해당해 잔금 시점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입주 시점에 전세금 반환을 위한 대출 1억원만 가능해, 매수자는 사실상 14억원의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15억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다.
반면 4~6개월 내 세입자가 퇴거하는 매물은 잔금 시점에 LTV 40% 대출이 가능하다. 단 이런 매물은 무주택자뿐 아니라 다주택자도 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곽 지역이나 반월세 등 보증금 규모가 작은 매물을 노리는 전략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추가 완화에는 선을 그었다. 정부 관계자는 “무주택자는 기존 전세금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 계획이 필요하다”며 “대출 규제 완화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거주 유예의 문은 열렸지만, 자금 조달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