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복되는 세수 결손, 경기 신호를 외면해선 안 된다

이번 주 발표될 지난해 나라 살림 결산과 고용·물가 지표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보여줄 것이다. 이미 예고된 세수 결손과 고용의 질적 부진, 그리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대외 환경까지 겹치며 재정과 실물경제 모두 구조적 점검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세수다. 2023년에 이어 2024년까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올해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법인세를 중심으로 한 세입 기반이 경기 변동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이를 감안한 재정 운용의 유연성이 충분했는지다. 낙관적 세수 전망을 전제로 한 예산 편성은 매년 수정과 땜질을 반복하게 만들 뿐이다.

 

고용 지표 역시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이다.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쉬었음’ 인구의 확대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숫자 개선에 안주할 여유는 없다.

 

해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미국의 소비·고용·물가 지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일본 총선 이후 엔화 약세 가능성까지 겹치면 환율과 자본시장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외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로서는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국면이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현실 인식이다. 반복되는 세수 결손을 일시적 변수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성장률 전망 상향 여부에 일희일비할 일도 아니다. 재정은 보다 보수적으로, 구조 개혁은 더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 세입 기반을 다변화하고, 경기 대응 재정의 원칙과 한계를 분명히 세우는 작업이 시급하다.

 

지표는 언제나 결과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보내는 경고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느냐다. 이번 주 쏟아질 경제 지표들이 또 하나의 ‘예상된 결과’로 흘러가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점검이고, 미봉책이 아니라 구조적 처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