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인재영입, 공허한 국민의힘 쇄신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위원장에 조정훈 의원을 임명하며 지선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도 확장과 세대 교체를 내세운 이번 인선은 방향성만 놓고 보면 늦었지만 필요한 선택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과 맥락이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인재영입과 조직 정비를 서두르는 모습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정훈 의원은 수도권 재선, 경제통, 비교적 온건한 이미지라는 점에서 중도층 확장이라는 당의 과제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지도부의 판단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인재를 영입하고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왜 당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에 대한 성찰과 설명이 먼저여야 한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은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니다. 당대표를 지낸 인물을 선거를 앞둔 시점에 축출한 결정은, 그 정당성과 절차를 떠나 당내 구성원들에게 강한 상처를 남겼다. 이로 인해 제기된 ‘뺄셈 정치’ 논란은 국민의힘이 말하는 쇄신과 개혁의 진정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통합을 외쳐야 할 시점에 분열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도부는 인재영입과 조직 개편, 민심 행보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갈등의 원인을 덮은 채 선거 일정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오히려 불신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수도권과 부산 등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격전지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은 당의 메시지보다 태도와 과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덧셈의 예술이다. 누군가를 내치고 난 뒤 다른 누군가를 앞세운다고 해서 자동으로 외연이 확장되지는 않는다. 인재영입은 통합 위에서만 힘을 갖는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얼굴 이전에, 갈등을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설명과 설득이다.

 

이번 주 예정된 의원총회는 국민의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지도부가 내부의 문제 제기를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면할지,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정면으로 마주할지에 따라 지방선거의 성패뿐 아니라 당의 향후 진로도 달라질 수 있다. 쇄신은 인선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통합 없는 쇄신은 결국 공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