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7일 오후 평양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수 발을 쏘아 올렸다. 올해 들어 두 번째이자, 지난 4일 이후 23일 만의 도발이다. 우리 군은 미·일과 정보를 공유하며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복되는 무력시위가 주는 안보 불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발사는 시점부터 예사롭지 않다. 내달로 예상되는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은 중요한 정치 일정이나 대외 환경 변화의 국면마다 미사일을 협상 카드이자 위협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군사 도발을 통해 체제 결속과 국제적 주목을 동시에 노리는 익숙한 패턴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미국 국방부 핵심 인사의 방한·방일 일정과 정확히 겹쳤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브레인’으로 불리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최근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며 한미동맹 현안과 역내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은 이러한 움직임을 의식한 듯, 한미일 공조 체제에 균열을 가하려는 메시지를 미사일로 던진 셈이다.
북한의 계산은 분명하다. 한미 간 국방비 증액,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민감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려 협상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발은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는 있어도, 신뢰를 회복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정부와 군은 과도한 대응으로 긴장을 증폭시키기보다는, 냉정하고 일관된 억제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한미일 간 정보 공유와 공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북한의 도발이 외교·안보 환경을 흔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미사일 한 발에 흔들리는 안보가 아니라, 반복된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의 미사일은 메시지지만, 그 메시지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도발 그 자체가 아니라,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원칙과 준비다. 안보는 과장도 방심도 아닌, 꾸준한 대비와 냉철한 판단 위에서 지켜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