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무런 감동 없는 국민의힘 인재 영입

시사1 박은미 기자 | 국민의힘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차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20년 경력의 회계사와 15년 차 원전 엔지니어. 이력만 놓고 보면 흠잡기 어렵다. 재정 건전성과 에너지 전문성을 강조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발표 현장을 지켜본 인상은 한마디로 밋밋했다. 새로움도, 방향성도, 메시지도 뚜렷하지 않았다.

 

정치는 결국 상징의 싸움이다. 특히 ‘인재 영입’은 당이 앞으로 어디로 가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누구를 통해 어떤 가치를 보여줄 것인지, 어떤 세대와 어떤 지역을 겨냥하는지 읽혀야 한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서는 그런 전략적 그림이 보이지 않았다. 전문직 경력을 나열하는 데 그쳤을 뿐, 왜 지금 이 인물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더 큰 문제는 타이밍이다.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계파 갈등, 지도부 리더십 논란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 영입은 분위기를 전환할 카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발표는 ‘행사 하나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당의 방향이 모호한데, 새 얼굴만 더해진다고 메시지가 또렷해질 리 없다.

 

영입 행사에서 건넨 ‘경청 노트’와 당 배지, 우산과 시계는 상징적 소품에 불과하다.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노트가 아니라 비전이다. 회계 전문성을 어떻게 지방재정 개혁으로 연결할지, 원전 기술 경험을 지역 산업 전략과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먼저 제시됐어야 했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삶을 바꾸는 선거다. 생활 밀착형 공약과 실행 능력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인재 영입도 지역 현안과 맞닿은 인물, 시대적 전환을 상징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이번 발표에서는 ‘왜 이 인물들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쇄신을 말하려면, 인재의 스펙이 아니라 당의 변화가 먼저 체감돼야 한다. 감동 없는 영입은 뉴스 한 줄로 끝난다. 선거는 감동과 설득의 축적 위에서 치러진다. 지금 국민의힘의 인재 영입 행보에는 그 축적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