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내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법정에는 유난히 무거운 공기가 흐를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 단어 하나하나가 낯설고, 동시에 익숙하다. ‘내란’, ‘전직 대통령’, ‘결심’. 30여 년 전 전두환·노태우 재판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 다시 현재형이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은 시작부터 예외의 연속이었다. 현직 대통령 최초의 구속 기소, 그리고 헌정사상 유례없는 ‘비상계엄을 둘러싼 내란 혐의’였다. 계엄이 선포된 그날 밤, 국회 주변을 에워싼 군과 경찰의 모습은 많은 시민들에게 1980년대의 기억을 소환했다. 그리고 그 장면은 결국 법정에서 하나하나 해부되는 대상이 됐다.
결심공판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구형량이다. 내란 우두머리죄는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검사가 어떤 형을 요청하느냐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건을 ‘헌정질서 파괴의 정점’으로 규정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판단의 과오’로 한정할 것인지에 대한 특검의 역사 인식이 담길 수밖에 없다.
이 재판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책임의 확장성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혼자만의 법정이 아니다. 국방·치안의 수뇌부들이 함께 피고인석에 앉았다. 명령은 위에서 내려왔고, 실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개인 범죄가 아닌 국가 시스템의 실패다. 법정은 지금 ‘누가 무엇을 했는가’뿐 아니라 ‘국가 권력이 어디까지 무너졌는가’를 묻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여전히 갈라져 있다. 누군가는 “정치 보복”을 말하고, 누군가는 “민주주의 회복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번 재판의 무게는 정치적 해석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권력이 다시는 일상적인 선택지가 되지 않도록 경계선을 그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진술은 어떤 말로 채워질까. 사과일지, 항변일지, 침묵일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역사는 이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민주주의를 시험대에 올린 권력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곧 판결문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문장은, 다음 세대가 헌법을 읽을 때 참고하게 될 또 하나의 문단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