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산하 화랑대 연구소장을 지낸 예비역 대령 김모(66)씨를 검찰이 체포했다.
퇴직하면서 실탄 수백 발을 빼돌린 혐의 등이 포착된 데 따른 일이다.
검찰은 그가 연구소 재직 때 방산업체 S사의 제품 평가 서류를 조작했는지를 확인하고 있으며 김씨는 퇴역 후 이 업체에 취업했다.
화랑대연구소는 안보·무기체계 등 군사 분야의 기능별로 총 17개 연구실을 갖춘 곳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사전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일 김씨를 체포했다.
그는 지난 1월 출범한 방위사업수사부의 첫 공식 수사 대상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재직 중이던 2009년 초 군 실탄 500여 발을 훔친 혐의(군용물 절도)를 받고 있다. 그는 그 직후 S사에 취업했다. 이 회사는 방탄복을 제작해 군에 납품하는 업체다.
검찰은 김씨가 S사의 방탄복 실험에 사용하기 위해 군용 실탄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김씨가 S사로 가기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공직자 취업 제한 규정을 피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그는 재직할 당시 S사 제품에 대한 평가 관련 문건을 조작해준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S사에 근무하면서 방탄복 실험에 필요한 실탄을 수입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허위로 만들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검찰은 4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수사팀은 실탄 절취나 허위문서 작성에 가담한 다른 군 관련 인사가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S사의 김모(62) 대표는 불량 방탄복을 정상인 것처럼 속여 육군 특전사령부에 납품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다. S사의 방탄복은 북한군 주력 소총에 관통되는데도 납품 서류 등이 조작돼 2010~2012년에 2000여 벌(13억원 상당)이 군에 납품됐다.
정부는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을 해체하면서 방산 비리 전담인 방위사업수사부를 서울중앙지검에 출범시켰다.
지난달 29일 전국 검찰 특수부장 회의에서 방산 비리가 중점 수사 과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