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중동 긴장 속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국제 공조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군 구상에 더해 미국까지 별도 연합체를 제안하면서 참여 방식과 수준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군 당국은 그간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지원 논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지난 3월 진영승 합참의장이 참석한 프랑스 주관 화상회의를 시작으로 실무·고위급 협의가 이어졌으며, 지난달 30일에도 양국이 공동 주관한 장성급 화상회의에 한국 측이 참여했다. 이 회의에는 40여 개국이 참석해 종전 이후 작전 구상과 역할 분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군사적 참여 여부와 방식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종전 이후 민간 선박 보호나 기뢰 제거 임무가 본격화될 경우 군 자산 투입이 필요할 수 있지만, 현지 안전 상황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군 안팎에서는 현재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전력 활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조영함이나 교대 예정인 왕건함, 군수지원함 등을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왕건함에는 대드론 방어 능력 강화가 검토되고 있지만, 드론 등 다양한 위협에 완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절차 역시 변수다.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전환 배치할 경우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교적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다국적군 본부에 연락장교를 파견하거나 정보 공유 체계에 참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직접 전력을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국제 공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미국의 새로운 구상까지 더해지며 선택지는 더욱 복잡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통항 재개를 위한 ‘해양 자유 연합’ 구상을 각국에 제안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관련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일정 수준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군사적 개입 수준과 방식, 안전성, 국내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동 정세와 주요국 간 공조 틀에 따라 한국의 최종 선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