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연합과 타협의 정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P 연합을 거론하며 “서로 다른 세력이 손을 잡는 용기”를 말한 그의 발언은, 단순한 공천 원칙 제시를 넘어 향후 선거 전략과 정치 노선 전환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한국 정치사에서 연합과 통합은 위기의 순간마다 등장해 판을 바꿔왔다.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선택 역시 시대적 요구와 정치적 결단의 산물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역사적 사례가 오늘날에도 설득력을 가지려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내 계파 갈등과 지도부 리더십 논란, 지지층 이탈 우려까지 겹치며 외연 확장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 위원장의 발언이 개혁신당 등 야권 내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운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연합 정치가 성공하려면 명확한 원칙과 진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단순히 선거를 앞두고 의석 수를 계산하는 공학적 결합이나, 공천을 둘러싼 나눠 먹기식 타협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가치와 노선의 최소한의 합의 없이 이뤄지는 연대는 유권자의 냉소만 키울 뿐이다.
특히 공천은 정당 혁신의 출발점이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청년과 정치 신인에 대한 과감한 기회 부여, 세대교체 공천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연합과 통합이 기성 정치인의 생존 전략이 아니라 정치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연합의 용기는 말하기 쉽지만 실행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의 정치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은 그 과정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공천에서 드러난 선택이 곧 그 정당의 미래를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