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곽상도 전 의원의 화천대유 사건 공소기각 판결은 다시 한 번 사법부를 향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판결의 논리는 명확하다. 이중기소는 허용될 수 없고, 검찰의 공소권 행사는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원칙이다. 문제는 그 원칙이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다.
법원은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굵직한 사건들에서 잇따라 ‘절차’를 앞세웠다. 위법 수집 증거는 배제했고, 기소 범위를 벗어난 판단은 하지 않았다. 교과서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판단이다. 판사들이 “불고불리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법정 밖의 시선은 다르다. 수천만 원, 수십억 원이 오간 의혹 앞에서 ‘무죄’와 ‘공소기각’이 반복될 때, 국민은 결과보다 맥락을 본다. 같은 법원이 일상적 사건에서는 엄격한 책임을 묻는 모습과 대비되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오래된 불신이 되살아난다. 법률적 정의와 사회적 상식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는 지점이다.
사법부가 절차적 정의를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 원칙이 왜 유독 권력과 이름을 가진 이들의 사건에서만 또렷하게 체감되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의 부실과 무리한 기소가 근본 원인이라 해도, 최종 판단을 내리는 사법부 역시 그 불신의 파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법은 차갑고, 판결은 논리로 말한다. 그러나 사법 신뢰는 감정과 경험으로 쌓인다.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시대다. 법원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일지 모른다. “우리는 옳았는가”가 아니라, “국민은 납득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