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다시 한번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찾아온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은 한풀 꺾였지만,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리고 기술 초격차 유지라는 삼중고를 직면했다.
정부는 ‘K반도체 벨트’ 조성, 세제 지원 확대 등 산업 육성책을 내놓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국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반도체 과학법’을 통해 막대한 보조금을 풀고 있고, 일본과 유럽연합(EU) 역시 자국 내 생산 능력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선제적인 지원책으로 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
기회는 분명히 있다.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외부의 파고를 넘어,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 반도체로의 균형 있는 발전과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내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반도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이익을 넘어 국가의 미래가 달린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민관이 하나 되어 지혜를 모아야 할 중대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