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와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글로벌 11국이 평화기자단 발족에 합의한 것은 언론과 시민사회가 평화 확산을 위해 실질적 협력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일 체결된 MOU를 바탕으로, 이번 합의는 기자교육과 현장 견학 등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행 가능한 평화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평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학습과 체득, 그리고 습관화 과정을 통해 사회 전반에 확산된다. IWPG 장선희 글로벌국장이 강조한 ‘평화를 배우고 체득하며 습관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평화 교육과 언론 보도가 단절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지 윤여진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남북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경험은 평화운동의 현실적 토대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평화 관련 콘텐츠를 발굴하고 보도하는 것은, 단순한 뉴스 생산을 넘어 사회적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향후 평화기자단의 활동이 국제적 네트워크와 연계되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언론과 시민사회 간 협력 모델의 새로운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평화 메시지를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가공무원의 1시간은 5200만 국민의 삶과 맞먹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 발언은 공직사회의 무게와 책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의미가 있다. 대통령의 표현처럼 공직자의 태도와 역량은 단순한 행정 수행을 넘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묵묵히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성과를 만들어낸다. 다만 일부 소수의 비위 행위가 전체 공직사회를 흔드는 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통령이 지적한 ‘맑은 물에 흙탕물이 더 눈에 띄는’ 현상은, 공직사회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관리와 감시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강조된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핵심이다. 적재적소에 역량 있는 인재를 배치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시정하는 구조는 공직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공직자의 성실한 업무 수행과 합리적 인사 시스템은 국가 정책의 효과와 직결된다. 국가가 분수령에 서 있는 지금,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가 공직자의 손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책임감을 갖춘 행정이 뒷받침될 때 국가
인요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다. 총선 당선 후 1년 6개월 만의 퇴장이며, 말 그대로 스스로 기득권을 반납한 셈이다. 그는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며 “진영을 넘어 국민 통합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안팎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는 국면에서 자신의 역할이 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요한 의원의 선택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는 “선비의 기개”라는 평가가 나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마지막 선비의 지조를 보았다”며 결단을 치켜세웠다. 인 의원 가문의 ‘4대째 헌신’까지 언급하며 미화하고 나섰다. 정작 여권 핵심, 특히 권력 핵심부와 연결된 이른바 ‘친윤계’는 어떤 변화도, 책임도, 결단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인요한 한 사람의 사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도, 마치 책임을 대신 떠맡아준 희생양이 등장한 것처럼 상황을 정리하려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영남권을 지역구로 둔 핵심 친윤 의원들과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그렇다. 전 정권 당시 윤핵관으로 매스컴에 오르내리던 인물들은 이철규·유상범·윤한홍 의원, 그리고 전 정권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과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의원
국민연금을 정해진 연령보다 앞당겨 받는 이들이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제도 시행 37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연금을 조기에 받으면 최대 30%의 감액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 불이익보다 당장의 생계가 더 급하다는 방증이다.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사회 노후 안전망의 구조적 균열이다. 조기수령 급증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은퇴 시기는 빨라지는데 연금 수령 시점은 계속 늦춰지면서 ‘소득 크레바스(공백기)’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50대 중·후반에 직장에서 밀려난 이들이 62세, 63세, 더 나아가 65세까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버텨야 하는 현실은 혹독하다. “지금 돈이 없다”는 절박함은 모든 계산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조기수령자 급증은 곧 ‘노후 빈곤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겨 받은 만큼 평생 연금이 깎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기수령 100만 명 시대는 현재의 괴로움만이 아니라 미래의 빈곤을 예고한다. 결국 노후 소득 보장의 최후 보루였던 국민연금 기능마저 부실하게 될 위험을 떠안는 셈이다. 문제는 이게 개인의 선택 문제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조적 문제의 결과인 만큼 해결책 또한 구조적 재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다시 군사적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동중국해·오키나와 주변에서의 중국 군사 활동을 “비행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행위”로 규정하며 대응 수위를 높인 데 이어, 레이더 조사(照射) 공방까지 겹치며 상황은 빠르게 경직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대신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양측이 군사 영역에서 맞대응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중국 항모 랴오닝함은 오키나와 본섬을 감싸듯 이동하며 전투기·헬기 이착륙을 100여 차례 시행했고, 일본은 이를 이례적 군사 시위로 판단해 자위대를 긴급 대응에 투입했다. 중국 J-15 전투기의 레이더 조사 의혹까지 제기되며 양국의 긴장지수는 한층 높아졌다. 중국은 일본이 정상적 훈련에 개입했다고 반박했고, 일본은 “사실과 다르다”며 맞섰다. 상호 불신이 깊어질수록 오판과 우발적 충돌 위험은 커진다. 동중국해는 지역 안보의 핵심 공간이다. 과도한 군사활동과 공개적 비난 경쟁은 갈등을 확대할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화 채널 복원과 군사행동을 통제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중·일 양국은 긴장 고조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음을 인식하고, 외교적 절제와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접견하고 한·일 간 인공지능(AI) 협력 강화를 요청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평가할 일하다. AI 기술은 이제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으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전략적 파트너십과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은 일본·미국·유럽을 연결해 온 세계적 기술 투자자로, 글로벌 AI 분야의 동향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읽어왔다. 그가 “초AI(ASI)가 임박한 기술”이라며 새로운 기술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발언은 가볍게 들을 문제가 아니다. AI가 산업 구조와 사회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이 아닌 국가가 기술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AI 기본사회’ 구상은 이러한 필요성에 부합하는 방향이다. AI를 일부 기업이나 특정 산업이 독점하는 기술이 아닌, 상·하수도처럼 국민 누구나 접근 가능한 기반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미래 국가경쟁력의 기초가 된다. 단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기술 인프라 확충, 데이터 접근성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주도하던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가 독자 AI 칩과 초거대 모델을 앞세워 ‘탈엔비디아’ 흐름을 본격화하면서 AI 패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신호탄은 구글이 쐈다. 구글은 최신 모델 ‘제미나이3’와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하며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했다. 특히 모델 개발 전 과정에 엔비디아 GPU를 쓰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의 기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다. 메타와 앤스로픽 등이 TPU 대규모 도입을 검토하거나 계약하며 ‘엔비디아 일극 체제’는 점점 흔들리고 있다. 아마존도 최신 칩 ‘트레이니엄3’를 내놓으며 AI 모델 운영 비용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아마존이 수년간 자체 칩 개발을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칩·데이터센터·생태계를 통째로 재구성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반면 오픈AI는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발동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구글 제미나이3, 앤스로픽 ‘클로드 오퍼스 4.5’, 중국 딥시크의 신모델 등 경쟁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GPT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한화시스템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제조 기지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 단순한 시설 완공 이상의 의미다. 그동안 정부 중심으로 추진돼온 한국의 우주개발 구조에 민간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제주우주센터는 3만㎡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와 최신 생산·검증 설비를 갖춘 본격적인 민간 우주 제조 인프라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위성의 설계·조립·시험·검증까지 민간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완결형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이는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우리가 더 이상 우주 기술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우주 산업은 국가 안보, 첨단 기술, 미래 성장동력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 산업이다. 미국의 스페이스X, 유럽의 에어버스, 일본의 민간 위성기업들이 국가 우주 전략의 핵심 축이 돼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제 우리나라도 한화시스템과 같은 민간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에서 이번 센터 준공은 그 의미가 크다. EKS 민간 인프라 구축만으로 우주산업 경쟁력이 단번에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지속적
쿠팡에서 전 국민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과거부터 이어진 보안 부실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통제와 관리 체계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쿠팡은 배달원 정보 노출, 판매자 시스템 오류, 앱 업데이트 실수 등 여러 차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바 있다. 대부분 외부 해킹이 아니라 내부 시스템 관리 실패에서 비롯된 사고였다. 이번 사건에서는 퇴사 직원이 장기간 방치된 인증키를 활용해 5개월간 고객 정보를 빼갔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권한 관리조차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쿠팡은 사고마다 책임을 모호하게 설명하며 근본 대책 마련에는 미흡한 태도를 보여 왔다. 수백억 원의 정보보호 투자액을 강조하기보다 실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전면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와 규제 당국도 반복적 사고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기업들이 책임 있게 개인정보를 관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는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쿠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뢰 회복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당초 발표된 4500개에서 3370만 개로 급증했다. 유출 자체도 심각하지만, 초기 파악과 대응이 부실해 사태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름, 이메일, 주소, 연락처 등 생활 밀착형 정보가 대량으로 노출된 만큼 스미싱·피싱 등 2차 피해 우려도 크다. 결제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단 설명만으론 방어막이 될 수 없다. 특히 기업의 기본 역량이라 할 수 있는 탐지·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쿠팡은 뒤늦은 사과와 기술적 보완에 그칠 게 아니라, 유출 경위와 내부 통제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관계기관 또한 강도 높은 조사와 개선 요구를 통해 재발 방지를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는 기본 신뢰의 토대다. 쿠팡은 이번 사태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구조적 보안 체계를 근본부터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