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 박은미 기자) 5ㆍ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의 법정에 출석한다.

지난 2월  재판장 사직으로 담당재판부가 새로 구성됨에 따라 다시 '인정신문' 등 절차를 밟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 출석한 지 1년 여 만이다. 이날 재판에는 전씨의 부인인 이순자씨도 함께 법정에 나온다.

광주지법은 27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씨에 대한 인정신문과 사자명예훼손 혐의 공판이 열린다"고 26일 밝혔다.

인정신문은 실질적 심문에 앞서 피고인의 이름.나이.주소 등을 묻는 절차다. 재판부 변경으로 인한 공판 절차 갱신이 이뤄지며 전씨에 대한 인정신문과 검사의 모두 진술, 피고인과 변호인 입장 청취, 증거목록 제출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전씨 측 변호인도 전씨가 출석할 방침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지난 20일 전씨의 부인인 이순자씨가 신뢰관계인의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이씨도 함께 광주법정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5ㆍ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ㆍ부상자회ㆍ구속부상자회)는 전씨가 들어오는 법원 출입구에 모여 전씨의 사과와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희생자 어머니들은 하얀 상복을 입고 피켓 시위도 예정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법원 앞에는 전씨가 무릎을 꿇고 묶여 있는 모습의 ‘전두환 구속 동상’이 설치된다.

경찰은 이날 법원 청사 주변에 경찰력 500명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법원도 질서 유지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체 103명인 법정 참관인 수를 71명을 제한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전씨의 두 번째 광주 법정 출석을 앞두고 “1년 전처럼 오만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재판에 임한다면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을 모독한 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의 죄인 전두환은 석고대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