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있어도 중소기업엔 안 가는 청년실업자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악을 치닫고 있지만 정작 중소·중견기업은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턱없이 부족한 취업정보가 중소·중견기업을 기피하게 하고 설사 취업을 하더라도 40%는 3년 안에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고 공공 및 대기업의 인력 유출 횡포 등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청년고용협의회는 13일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중견·강소기업의 청년고용 문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절대적 고용 비중과 일자리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수급의 원인과 대책을 분석했다.

 

노 연구의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2013년 기준 전체 고용시장에서 사업체 수의 99.9%, 종사자수의 87.5%의 비중을 차지한다.

 

고용기여율은 93.9%에 달하고, 제조업 생산액(47.6%)과 부가가치액(49.5%) 등 경제기여도 측면에서 대기업에 버금간다.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상대적 저임금, 괜찮은 중소기업에 대한 빈약한 취업 정보 등이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는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위원의 발제문을 보면 청년층의 80.4%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수준도 제조업 상시근로자 정액급여 기준은 대기업의 75%까지 올랐지만 전체임금은 54.1%에 그쳤다.

특히 취업을 하더라도 중소기업 근로자 10명 중 4명은 3년 이상을 근속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근로자 중 3년 이상 근속비중은 60.5%에 불과했다. 노 연구위원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에서 우수한 인력을 수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지역전략산업을 매개로 한 산학협력 활성화 ▲괜찮은 중소기업과 우수 인력과 연계 강화 ▲중소기업 인력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인력충원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의 낮은 인지도와 비수도권 근무에 대한 구직자들의 부담감, 대기업의 인력 유출 횡포 등 고충을 토로했다.

 

허우석 ㈜코마틱코리아 대표는 “괜찮은 중소기업이라 해도 구직자들의 인지도가 없는 경우 청년들에게 외면당하기 십상이고, 특히 경영 사정상 회사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기자, 채용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현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일자리창출팀장은 “회사가 어렵게 뽑아 수년간 전문인력으로 양성해도 공공이나 대기업으로 이직 또는 유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병석 청년고용협의회 위원장은 “중소기업이 고용창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청년고용협의회는 중소기업의 정보 제공과 취업 지원 방안 등에 관한 현장감 있는 논의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