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1억 원이 넘는 빚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6일 실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입주형태별 자산ㆍ부채 현황’에 따르면 채무가 조금이라도 있는 자기집 소유 가구의 가계빚이 지난해 평균 1억18만원을 기록했다.
자기집 소유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2010년 8715만원에서 2011년 9353만원, 2012년 9531만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등 지난해까지 3년 새 무려 14.9%(1303만원) 늘면서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그동안 정부가 수 없이 내놓은 가계부채 정책이 결과적으로 아무 소용을 보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기집을 소유한 가구의 부채가 증가한 것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경기가 활기를 띠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구조적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여기에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늘리면서 부채 수준도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율은 2010년엔 60%(59.8%)가 채 되지 않았지만 이듬해 62.8%를 기록했고 2012년과 지난해 각각 65.2%, 66.9%로 높아졌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빚을 무릎쓰고라도 자기집은 팔지 않겠다는 가구가 여전히 많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빚이 생겨도 자기집만은 팔지 않겠다는 인식이 아직도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