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기소됐던 인천지역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건의 향방이 크게 바뀌고 있다. 핵심 증거로 제시됐던 녹취와 압수물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면서 1심 유죄 판단이 줄줄이 뒤집히는 양상이다.
13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성만 전 의원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이성만 전 의원 사건에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휴대전화 녹취록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2심 무죄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성만 전 의원은 1심에서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뒤 최종적으로 사법 리스크를 벗게 됐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허종식 의원과 윤관석, 임종성 전 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 역시 1심에서는 돈봉투 수수 혐의가 인정됐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핵심 증거의 위법성을 이유로 판단을 달리했다. 다만 이 사건은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건의 ‘정점’으로 불렸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영길 대표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1심의 징역 2년 실형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의 출발점이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판단하며, 이를 토대로 한 정당법 위반 혐의를 모두 무죄로 봤다. 또 송 대표의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압수물 자체가 영장 없이 확보된 위법수집증거라며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의 범죄사실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법원의 잇단 판단은 이번 사건의 실체 규명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항소심과 대법원이 공통적으로 핵심 증거의 적법성을 부정하면서, 검찰 수사의 출발점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법원까지 같은 판단을 내리면서 향후 유사 정치자금 사건에서 증거 수집의 적법성 기준을 한층 엄격히 요구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무죄 행렬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둘러싼 사법적 평가의 분기점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건의 도덕적·정치적 책임 논란과 별개로, 사법적으로는 ‘증거의 벽’을 넘지 못한 사건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잇단 무죄 판결이 향후 정치 지형과 검찰 수사 관행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