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의 민주·혁신 합당 제안…지방선거 앞두고 던진 승부수

시사1 윤여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을 향해 전격적으로 합당을 제안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열흘여 앞둔 시점에서 나온 제안인 만큼, 이번 발언은 단순한 선거 연대 요청을 넘어 정치 지형 재편을 염두에 둔 승부수로 해석된다.

 

정청래 대표는 “우리와 합치자”며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공개 제안했다. 비공개 물밑 접촉이나 단계적 연대 논의가 아닌, 기자회견을 통한 직설적 메시지는 조국혁신당을 선택의 기로에 세우는 효과를 낳고 있다.

 

특히 호남을 비롯해 핵심 지지 기반이 겹치는 지역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이 경쟁 구도를 형성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적지 않다.

 

정청래 대표가 강조한 논리는 ‘역사의 연속성’이다. 그는 혁신당 창당 당시 언급했던 ‘따로 또 같이’를 상기시키며, 총선은 따로 치렀고 대선은 같이 치렀다는 점을 짚었다. 윤석열 정권 반대와 12·3 비상계엄 국면 극복,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서사를 공유해왔다는 점을 합당의 명분으로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혁신당 입장에서 이번 제안은 단순한 동행 제안이 아닌 ‘정체성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혁신당은 민주당의 위성이나 분파가 아닌 독자 정당으로서 개혁성과 차별성을 강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합당은 곧바로 정치적 존재 이유를 재정의해야 하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지방선거를 통해 풀뿌리 조직과 독자 세력을 확대하려는 전략과도 충돌할 수 있다.

 

민주당의 계산도 분명하다. 지방선거에서 표 분산을 최소화하고,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국정 동력을 지방 권력까지 일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고 못 박은 것은, 연대나 후보 조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음을 시사한다.

 

단 합당 제안이 오히려 혁신당 지지층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팀’이라는 명분이 자칫 민주당 중심의 흡수 통합으로 비칠 경우, 개혁 진영 내부의 긴장과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전격 제안은 승부수를 던진 것이지만, 동시에 부담스러운 도박이기도 하다.

 

결국 공은 혁신당으로 넘어갔다. 화답하든, 거부하든, 또는 제3의 선택지를 내놓든 이번 합당 제안은 6·3 지방선거의 구도를 단숨에 흔들어 놓았다. 정청래 대표의 제안이 ‘개혁 진영 대통합’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전략적 무리수로 남을지는 혁신당의 선택과 이후 정치적 조율 과정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