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일…격상된 의전 속 한일 정상외교 재가동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하며 한일 정상외교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오전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자 고향인 나라현으로 이동해, 일본 측의 각별한 환대를 받았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현지 숙소 앞까지 직접 나와 이 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예정됐던 호텔 측 영접을 넘어선 ‘의전 격상’으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측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 정상회담이자,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불과 두 달 반 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미 한 차례 대좌한 바 있는 만큼, 이번 회동은 상견례를 넘어 실질적인 협력 논의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정상간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공동언론발표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양국이 관계 관리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메시지를 도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평가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을 ‘연속성과 속도’로 보고 있다. 정권 교체와 총리 교체라는 변수가 있었음에도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짧은 주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양국 모두 관계 안정화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한다.

 

미·중 전략 경쟁 심화, 북한 핵·미사일 위협,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인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 이번 회담이 과거사 문제나 경제·안보 현안을 둘러싼 근본적 이견까지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국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급격한 합의보다는 관리 가능한 수준의 공조와 미래 협력 프레임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 회담 역시 과거사 언급은 절제하되 경제·기술·안보 협력의 실익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일본 방문은 한일 관계가 갈등과 봉합을 반복해온 과거의 궤적에서 벗어나, 제도화된 정상외교의 궤도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