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6000명설’에 커지는 압박…트럼프, 이란 개입 카드 만지작

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이란 전역을 휩쓴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대 6천 명이 숨졌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교 협상과 군사 개입이라는 두 갈래 선택지를 동시에 저울질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16일째인 1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최소 648명의 시위대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8세 미만 미성년자도 9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IHR은 이 수치가 직접 확인하거나 독립된 두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례만 집계한 결과라며, 미확인 사례까지 포함할 경우 사망자가 6천 명을 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시위대 시신에서 근접 조준 사격 흔적이 발견되면서, 이란 당국이 시위 진압을 넘어 사실상의 즉결 처형에 가까운 보복을 자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정황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며 이란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이 자신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기기 시작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는 직접적인 군사 행동뿐 아니라 이란과 교역하는 국가들에 대한 제재 카드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이란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동시에, 정권에 대한 내부 부담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미국의 강경 기조 속에서 이란은 돌연 대화의 문을 두드리고 나섰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지난 주말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연락을 취해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양측의 대면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두고 이란이 미국의 직접 개입을 막기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라그치 장관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위협이나 명령이 없다면 핵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협상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결국 현재의 이란 사태는 인권 문제를 넘어 중동 전체의 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분수령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개입이라는 강수를 선택할지, 혹은 협상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지는 향후 수일 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단 대규모 인명 피해 논란이 커질수록 미국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