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해직언론인협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해야"

20일 성명 통해 밝혀

80년 언론항쟁 45주년의 해인 2015년,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가 20일 기자의 날을 맞아 5.18 당시 시민들의 민주헌정 수호를 위한 불굴의 항쟁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할 것을 국회와 여야 정당들에게 촉구했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가 20일 기자의 날을 맞아 ’80언론항쟁 45주년‘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신군부 내란집단의 언론 검열에 저항하고 국민의 알 권리에 반하는 제작을 거부하며 언론항쟁을 벌였던 우리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내란집단의 만행으로 희생당한 5.18 영령들의 국민주권과 민주헌정 수호 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지난 45년간의 시대사와 함께 언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기자협회가 5월 20일을 ‘기자의 날’로 선포해 기념하는 것은 1980년 언론항쟁 때 언론사상 처음으로 전국 각지의 언론사 기자들이 자유언론정신을 수호하기 위해 힘을 합쳐 동시다발적으로 검열·제작거부 투쟁에 나선 것을 널리 기리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5년간 언론이 걸어 온 역경 속에서 80년 해직언론인들이 제도권이나 재야에서 민주언론을 정립하기 위한 소금 역할로 분투해 왔음을 자부하면서 그 원동력이 ’80언론항쟁 정신에서 지속적으로 분출됐음을 증언한다”며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그 역사적 의미에 부응하는 한편 미래세대에게 전수하여 지속가능한 국가공동체 발전의 밑돌을 견고히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80언론항쟁 45주년 성명서이다.

 

-“2025년 기자의 날에 언론 책무를 되새기며”-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신군부 내란집단의 언론 검열에 저항하고 국민의 알 권리에 반하는 제작을 거부하며 언론항쟁을 벌였던 우리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내란집단의 만행으로 희생당한 5.18 영령들의 국민주권과 민주헌정 수호 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지난 45년간의 시대사와 함께 언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한다.

 

12.12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1980년 계엄을 무기삼아 언론을 사전에 검열하면서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본격적인 여론조작에 나섰다. 신군부의 언론통제에 언론사 사주 및 고위 편집간부들은 적극 순응했으나 언론계 내부에서는 평기자들이 한국기자협회를 중심으로 검열거부와 제작거부 투쟁으로 이에 분연히 맞섰다.

 

기자협회는 1980년 5월 16일 “비상계엄의 이름으로 설치된 검열제도가 검열당국에 의해 여론을 조작·왜곡하는 장치로 오용되고 있음을 국민 앞에 고발한다”며 5월 20일 0시부터 검열을 거부하겠다고 결의했다. 광주에서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행에 분노한 시민들이 민중항쟁을 벌이는 가운데 언론계에서는 이를 일부 폭도들의 준동으로 몰아가려는 신군부세력의 의도에 따라 편파·왜곡 보도를 일삼는 신문·방송과 내부에서 이에 저항하며 제작거부운동으로 맞선 일선 기자들 간의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이다.

 

광주학살을 자행하며 권력기반을 확고히 다진 신군부 내란세력은 언론항쟁에 대한 보복조치로 김태홍 회장 등 당시 기자협회 회장단과 상당수의 경향신문 문화방송 동아일보 기자들을 구속해 실형을 받게 했다. 또한 언론항쟁에 앞장섰던 기자들의 명단을 작성해 각 언론사에 해직하도록 통보하였고 일부 언론사는 통보된 명단에 평소 미운털이 박힌 기자들까지 끼워 넣어 전국적으로 7백여 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일시에 국가폭력에 의해 강제해직됐다.

 

한국기자협회가 5월 20일을 ‘기자의 날’로 선포해 기념하는 것은 1980년 언론항쟁 때 언론사상 처음으로 전국 각지의 언론사 기자들이 자유언론정신을 수호하기 위해 힘을 합쳐 동시다발적으로 검열·제작거부 투쟁에 나선 것을 널리 기리기 위함이다.

 

5.18 진압 내란을 국민에 알리고 미래 역사의 기록자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진력하다 강제해직 당한 우리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성찰하지 않은 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일부 언론의 모습에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민주권에 따라 수차례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가운데도 사회권력의 교체는 뒤따르지 않는 모순의 중심에 그러한 언론이 버티고 있음을 우리는 실감한다. 5.18 시민학생 시위대에 폭도 누명을 씌웠던 언론은 45년이 지난 오늘이라도 역사와 국민 앞에 깊이 사과하고 새출발하기 바란다. 우리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때 시민들이 맨몸으로 저항하며 제압하는 과정에서 5.18 민중항쟁의 역사 교훈이 깨어있는 시민의식에 내재돼 있음을 똑똑히 보았다.

 

’80언론항쟁 이후 전두환·노태우 정권 아래서 언론 상황은 암울한 어둠으로 이어졌다. 박정희 유신체제 아래서 시행된 기자들의 취재활동 허가제와도 같은 정부의 프레스카드 발급제와 정보기관원의 언론사 상주출입이 계속됐을 뿐 아니라 정권에 의한 구체적 편집 간섭이 ‘보도지침’으로 제도화했다.

 

1990년대 들어 국민의식의 성장으로 정치권력에 의한 편집 간섭은 줄었지만 사주체제에 의한 지배가 민주 언론의 가치인 의견 시장의 자유와 다양성을 훼손했다. 국민들에게 선출되지도 않았고 영구히 교체되지도 않는 언론권력의 존재는 항구적 질곡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사회구조 속에서 언론은 독립성 못지않게 편집권의 민주화가 핵심 과제로 대두됐다. 일선 기자들이 스스로 민주언론의 정체성 확립에 심기일전해 나서야 한다.

 

지난 45년간 언론이 걸어 온 역경 속에서 80년 해직언론인들이 제도권이나 재야에서 민주언론을 정립하기 위한 소금 역할로 분투해 왔음을 자부하면서 그 원동력이 ’80언론항쟁 정신에서 지속적으로 분출됐음을 증언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언론의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결의에서 한국기자협회가 2006년 ’80언론항쟁의 기점인 5월20일을 ‘기자의 날’로 선포한 뜻에 경의를 표하며 불굴의 민주언론 정신을 발양해 나가기 위해 각오를 다진다.

 

우리는 5.18 당시 시민들의 민주헌정 수호를 위한 불굴의 항쟁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할 것을 국회와 여야 정당들에 거듭 요구한다.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그 역사적 의미에 부응하는 한편 미래세대에게 전수하여 지속가능한 국가공동체 발전의 밑돌을 견고히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2025년 5월20일 ’80언론항쟁 45주년 기자의 날을 기념하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