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1)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대해 북한이 미국 시민을 '정치적 볼모'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 시민들을 정치적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한 볼모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미국 정부에 있어 외국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전과 안녕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밝혔다.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선고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본다"며 "억류된 미국 시민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공식 주장에도, 이 같은 공개적 사례를 보면 북한은 정확히 그런 행동을 하고 있음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논평을 내고 "북한이 웜비어를 억류한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정의에 대한 모욕"이라며 "북한은 웜비어를 즉각 석방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지난 15일 뉴욕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조찬회동을 갖고 웜비어의 석방을 요청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케이식 주지사는 리처드슨 전 주지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북한 관리들과의 만남으로 (웜비어 신병처리 문제와 관련해) 고무되거나 낙담하지는 않았다"며 "이들 관리는 나의 요청을 평양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의 경험에 근거해봤을 때 북한은 선고한 뒤 웜비어를 석방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현재 북·미간 긴장이 그같은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염려하는 것은 북·미관계가 바닥까지 내려갔다는 것"이라며 "나는 이것이 인도주의적 교섭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