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까지 한라산에 84cm의 기록적인 눈이 쌓이는 등 지난 18일부터 쏟아진 폭설로 전국에서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또 풍랑과 강풍을 동반한 한파로 일부 바닷길과 하늘길도 꽁꽁 묶였다.
19일 전북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정읍휴게소 부근에서는 22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모두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오후 12시40분쯤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천안방면 133㎞ 지점에서 1차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2차선에 정차되면서 뒤따라오던 차량 22대가 연속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이날 오전 3시47분쯤 전북 남원시 완주∼순천간 고속도로 상행선 북남원IC 부근에서 트레일러 3대와 고속버스 1대가 충돌해 버스운전자 김모(44)씨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트레일러 차량에서 쏟아진 적재물이 도로를 덮어 2시간 넘게 차량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지난 18일 오후 2시 22분쯤에는 호남고속도로 장성 북이면 원덕터널 하행선에서 차량 9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전북지역은 적설량 20.5㎝를 기록한 전북 순창을 비롯해 익산 16㎝, 군산 12㎝, 완주 11㎝, 김제 10㎝, 고창·임실 8㎝, 남원·전주 6.5㎝ 등의 눈이 쌓이면서 210여건의 크고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전남 나주 13㎝, 담양 11㎝의 적설량을 기록한 광주와 전남에서도 3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눈길에 미끄러진 부상자 21명도 병원치료를 받았다.
19일 오전 8시 30분쯤 경북 성주군 용암면의 한 축사에서는 소 33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축사의 전 체 소 69마리 가운데 철강 재질의 울타리에 닿은 소들만 폐사해 있었다. 경찰은 강풍으로 축사로 들어오는 전선의 피복이 벗겨지면서 소들이 감전사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강원도 설악산에서는 조난사고로 1명이 숨졌다. 18일 오후 5시 40분쯤 대청봉에서 약 100m 아래 지점에서 김모(6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전날 일행 2명과 설악산을 찾았으나 하산 도중 갑작스레 탈진과 저체온증을 보였고, 신고를 받은 산악구조대원들이 30여분만에 김씨를 발견했으나 숨진 뒤였다. 같은 날 또 다른 김모(60)씨도 일행과 함께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돼 중청대피소에서 1.4㎞ 떨어진 지점에서 구조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강원권 3개 국립공원인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의 입산을 전면통제했다. 국립공원 무등산 63개 탐방로와 제주 한라산 1100도로 전 구간이 통제됐다.
전남 구례 성삼재 천은사∼도계 구간 지방도, 곡성 오곡∼죽곡구간 지방도 등 3개 노선 36.6㎞가 폭설로 이동이 통제되고 있다.
또 서해 상에 내려진 풍랑경보로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10개 항로의 연안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전남 모든 해상 55개 항로 92척의 여객선이 강풍·풍랑 경보 등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오후 6시 한파주의보 발령에 따라 24시간 ‘한파대책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노숙인, 독거노인, 쪽방촌 등 한파 취약계층 보호 및 지원에 나섰다.
또 연일 이어지는 한파로 서울 시내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에 계량기 동파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어제 오후 5시부터 오늘 오전 5시까지 모두 47건의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으며 동장군이 본격 기승을 부린 지난 18일부터의 신고 건을 모두 합하면 사흘간 322건의 동파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일 최저기온을 기준으로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동파경보를 운영하며, 현재 경계 단계가 내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