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반갑습니다. 한국을 첫 방문했어요. 인도에 있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지난 99년 인도에서 제일 유명한 대학인 네루대학교 한국어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한국어로 인사말을 합니다.”
지난 16일 저녁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 2층 대회의장에서 열린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교 CEO과정 입학식에서 인사말을 한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교 인도 법인장인 아눕 꾸말(41)씨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아눕 꾸말씨는 인도의 엘리트였고, 불교성지 순례 한국어 통역을 위해 달라이나마를 만났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 인도 방문때 수행한 외교사절들의 한국어 통역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인도 미하르 지방주 보드가야에서 태었다.
이날 한국을 첫 방문했는데도 한국말을 유창히 구사했다. 그는 입학식 인사말에서도 제법 한국말을 잘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네루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어를 배우려는 인도사람들을 모아 무료로 한국어를 가르쳐 줬고, 인도에서 IT회사, 학원, 가이드, 통번역, 의료기 회사 등의 일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 온지 사흘 밖에 되지 않아 많은 곳을 다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 수원, 대전, 대천 등을 다녀 봤다. 인도 인구 70%가 채식주의자이지만 완벽한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고기를 다 먹는 것은 아니고, 유일하게 닭고기만 먹는다. 한국에 와보니 너무 깨끗하고 교통, 교육, 문화 등의 시스템 잘 되어 있다. 막상 와보니 인도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어 아눕씨는 한국어를 몇 년 간 하지 않아 말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겸손한 뜻을 피력했다.
“95년부터 98년까지 네루대학 한국학과를 다니면서 부전공으로 컴퓨터학과를 다녔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인도 실리콘밸리에 있는 IT회사에서 일을 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한국말을 사용하지 않아 서툴 수도 있다. 이해해 줬으면 한다.”
지난 90년 중반인 20년 전,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한국어를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형님이 회계사 일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네루대학 한국어학과에 입학하라고 권유했다. 앞으로 한국과 인도 간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워 놓으면 유용하게 쓸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 한국의 생활습관, 한국의 문화, 한국의 회사, 한국의 정치와 경제, 한국 음식, 한국의 수도 등을 전혀 몰랐다. 형님의 말씀을 듣고, 제가 허튼 생각 안하고 듣지도 못하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인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네루대학에 입학한 후, 2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대학 입학 2년 만인 96년, 당시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다. 그 때 제가 한국어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교수님이 저를 데리고 김 대통령 수행 관계자인 외교사절 통역사로 나서게 됐다. 그 때 우리 형님 말이 정말 옳았다고 생각했고, 한국어 선택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불교 순례를 하기 위해 ‘달라이라마’를 만나러 온 한국 사람들의 통역도 맡았다.
“한국어 통역 때문에 달라이라마를 직접 4번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때 한국말을 진짜 잘해야 되겠다고 생각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다.”
아눕 꾸말 씨는 엄청 땅도 넓고 인구가 많은 곳인 인도에서 이곳저곳 다니면서 IT사업, 가이드, 학원 등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활동을 했다고도 했다.
“인도 델리, 남인도 폰디세리 등 인도 구석구석 다니면서 IT회사, 가이드, 학원 경영, 번역과 통역사, 의료기 회사 등에서 일을 했다. 아내가 학원을 한다고 해 학원도 오픈했다. 특히 학원을 경영할 때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을 가르쳤다. 하지만 한국어를 가르칠 때가 좋았다. 한국에 있는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 CEO과정 입학식을 초대한 것은 평소 잘 알고 지낸 한국 사업가 때문이다. 그리고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그는 콩코디아국제대학교 제주도 한국어 연수과정이 개설되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인도인들을 모아 보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제주도에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 한국어 연수 과정이 개설되면 인도에서 쓸 만한 학생들을 모아 보내겠다. 1년에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네팔,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1000여명의 외국 학생들이 제주도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 한국어 연수과정에 입학할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인도에서 공부는 잘하지만 못사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고 그들을 교육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아눕 씨가 한국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과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국말을 알기 때문에 한국을 왔고, 몇 가지 문화도 알게 됐고, 노래도 알게 됐다. 특히 싸이라는 가수를 알게 돼 좋았다. 인도에 가면 직접 한국을 와 봤으니 한국에 대해 많이 알려 주게 될 것이다.”
아눕 꾸말 씨는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교 인도 법인 대표를 맡아 인도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교 법인 개설과 CEO과정 개설, 인도 학생 한국 어학연수와 교류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한편 이존영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교 아태 총장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미국콩코디아국제대학교 국제경영연구소 회의실에서 아눕 꾸말 씨에게 인도법인장 및 이사 임명장을 공식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