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증권가에 따르면, 22일 장중 코스피는 5019선을 터치한 뒤 5000선 안팎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수급 구조 변화와 글로벌 환경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의 의미는 작지 않다.
이날 코스피 상승의 핵심 변수는 기관 수급의 변화다. 장 초반 순매도에 나섰던 기관은 장중 매수로 전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동시 매도에 나서며 차익 실현 성격을 보였다. 외국인 이탈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강세를 유지했다는 점은 시장 체력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증시 환경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를 철회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반등했고, 그 온기가 국내 증시로 이어졌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 넘게 급등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15만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도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랠리는 코스피 5000선 돌파의 가장 직접적인 동력이었다는 평가다.
지수 상승 국면에서 증권주와 이차전지주의 강세도 눈에 띈다. 거래대금 증가와 ‘불장’ 기대 속에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 증권주가 급등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비롯한 이차전지 관련 종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주가 강세를 주도하며 960선을 회복했다.
반면 모든 업종이 웃은 것은 아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방산주가 약세를 보였고, 전기가스·운송장비 등 일부 경기 민감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 등은 하락하며 업종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오천피’ 돌파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기관 중심의 수급 안정과 글로벌 기술주 강세가 결합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코스피 5000선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단기 고점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수급 흐름과 글로벌 정책 환경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