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9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마무리한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 구속 기소돼 법정에 선 이후 약 1년 만에 내려지는 사법적 평가다. 동시에 12·12 군사반란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섰던 이후 30여 년 만에 다시 ‘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판단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치·사법적 파장이 크다.
이번 결심공판의 핵심은 단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이다. 내란 우두머리죄는 형법상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형만 규정된 중대 범죄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이끄는 특검팀이 이 가운데 어떤 형을 재판부에 요청할지에 따라, 이번 사건의 성격 규정과 향후 판결 방향이 가늠될 전망이다. 특검이 8일 구형량 논의를 위해 간부회의를 연 것도 이러한 무게감을 반영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단순한 계엄 선포를 넘어선다. 특검은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며 헌법 질서를 침해했다고 본다. 나아가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을 체포·구금하려 했다는 점에서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이라는 내란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책임의 범위와 구조다. 윤석열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핵심 인사들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함께 결심공판에 오른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가 특정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권력 핵심부와 국가기관 전반이 연루된 구조적 사건이었는지를 가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법조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두 전직 대통령 역시 내란 혐의로 유죄 판단을 받았고, 그 판결은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된다’는 사법 원칙을 확인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재판 역시 민주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최고 권력자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 사법부의 기준을 다시 한 번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결심공판 이후 선고까지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9일 법정에서 특검의 구형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이 공개되는 순간, 이번 사건은 이미 역사적 평가의 문턱에 들어서게 된다. 사법부의 판단은 단순히 한 전직 대통령의 운명을 넘어, 비상권력의 한계와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한 국가적 메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