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담뱃값이 대폭 인상된 데 이어 올해 연말부터 담뱃갑 흡연 경고 사진과 문구 등이 전면에 자극성과 압박을 가미해 인쇄될 예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흡연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흡연율이 높다는 측면에서 얼마나 흡연율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31일 보건복지부의 '흡연 경고그림 전문가 자문위원회'에서 확정된 한국형 흡연경고그림의 시안 10종은 직접 질병부위(병변)을 보여주는 사진과 질병부위를 노출하지는 않되 상징적으로 흡연의 폐해를 느끼게 하는 사진 등을 포함한다.
질병부위 사진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을 주제로 한 5종이다.
폐암과 심장 질환 수술 장면, 후두암과 구강암의 질병 부위, 후유증을 앓고 있는 뇌졸중 환자의 모습이 담겼다.
이외에 질병부위를 보여주지는 않더라도 담배연기에 노출된 아이, 태아의 이미지, 담배로 손상된 피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내용도 있다.
흡연에 의한 남성의 발기부전을 구부러진 담배꽁초로 표현하거나 가족사진 속 아버지의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조기 사망 위험을 경고하는 사진도 인상적이다.
시안에 담긴 사진은 대부분 한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모델도 한국인이어서 흡연자들에게 부여되는 압박은 한층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자문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800여장의 국내외 사진을 검토하며 흡연과의 의학적 연관성과 흡연 예방 효과 등을 고려해 10장의 사진을 골랐다.
복지부는 6월 23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이 중 10개 이하의 경고그림을 확정할 계획이다. 12월 23일 이후 반출되는 담배에는 확정된 경고그림이 담뱃갑 포장지의 앞면과 뒷면 상단에 면적의 30%(경고문구 포함 50%)를 넘는 크기로 들어가야 한다.
작년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고 음식점·커피숍·PC방 등에서 전면 금연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 연말 흡연 경고그림까지 도입되면서 정부의 금연 정책은 가격과 비가격 규제 모두 전례 없이 강화된 틀을 갖추게 됐다.
OECD 국민 의료비 통계(OECD Health Data 2014)에 따르면, 한국은 그리스에 이어 OECD 34개 회원국 중 2번째로 남성(15세 이상) 흡연율이 높다.
복지부의 2014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평생 담배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움)은 전년보다 1.0%포인트 오른 43.1%로 집계다. 2003년 49.4%보다는 6.9% 포인트 낮지만, 여전히 높다.
복지부는 2020년에는 성인남성 흡연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금연 정책 중 흡연 경고그림은 가장 효과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담뱃값 인상 당시에는 흡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졌지만, 흡연 경고그림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거의 없다.
흡연 경고그림은 이미 세계 80개국에서 도입돼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경고그림이 흡연자가 될 확률을 12.5%, 매일 흡연자가 될 확률을 3.2% 줄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호주에서는 비흡연 청소년의 3분의 2 이상이 경고그림이 흡연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흡연 경고그림의 도입이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9년 경고그림 도입으로 의료비가 절감되고 사망이 줄어들어 최소 3천억 원에서 최대 4조 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 의학적 근거
- 흡연은 폐암의 직접적인 원인(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14)
- 폐암발병의 80~90%는 흡연과 직결(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04)
- 담배연기에 포함된 73개의 발암물질 중 20개 이상이 폐암 유발 인자로 규명(IARC, 2004).
- 하루 한 갑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병 확률 약 24~26배 증가(Thun et al., 2013), 하루에 1~4개비 흡연 시, 약 3~5배 증가(Schane et al., 2010)
▲의학적 근거
- 흡연은 후두암의 직접적인 원인(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04)
- 후두암의 80%는 흡연이 원인(Australian Government, 2012).
- 하루 한 갑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 발병 확률 13~14배 증가(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14)
- 흡연기간,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위험도 증가(Hashibe et al., 2007)
▲ 의학적 근거
- 구강암의 약 50%는 흡연이 원인 (Rehm et al., 2006)
-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 발병 확률이 약 10배 증가. 치료 후 재발가능성도 증가 (IARC, 1988)
- 금연 시작과 동시에 구강암 발병률은 급격히 감소. 금연 10년 후 비흡연자 발병률 수준으로 감소 (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04; Marron, 2010)
▲ 의학적 근거
-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 약 4배 증가(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04)
- 전 세계 심혈관질환 발생의 약 10%는 흡연이 원인(WHO, 2009; Mendis et al., 2011)
- 금연하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36% 감소(Critchley et al., 2003)
▲ 의학적 근거
- 흡연은 65세 미만자의 뇌졸중 발병의 주요 원인(Thun, 2000; 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04)
-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발병 확률 약 4배 증가(Wolf et al., 1988)
- 15년 금연 유지 시,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뇌졸중 발병 확률 감소(US CDC, 1990; )
▲ 의학적 근거
- 전 세계 약 40%의 어린이가 간접흡연에 노출(Öberg et al., 2011)
- 하루 평균 한 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 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병률 약 3배 증가(Padrón et al., 2015)
- 부모가 흡연자일 경우, 급성 호흡기 질환 60% 증가(Strachan & Cook, 1997)
- 만성 호흡기 질환 40% 증가(Cook & Strachan, 1997)
- 천식 및 천식 증상의 악화(Cook & Strachan, 1997)
- 폐 기능 감소(Windom, 1986)
- 어머니와 아버지의 흡연은 유아돌연사의 원인이며, 부모 모두 흡연자일 때 위험은 더욱 증가(A report of the Surgeon General, 2006)
▲ 의학적 근거
- 임신 중 흡연할 경우, 자궁외 임신 약 2배 증가(Saraiya et al., 1998)
- 유산 가능성 25% 증가(Royal College of Physicians, 1992)
- 저체중아 출산 확률 약 3배 증가(Royal College of Physicians, 1992)
- 구순열과 수족변형 등의 기형이 일어날 확률은 30%까지 증가(Beaty et al., 1997; Källén, 1997)
- 신생아 사망률 40% 증가(Raymond et al., 1994)
○ 의학적 근거
- 남성흡연자는 중증의 발기부전 발생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약 2배 증가(McVARY et al., 2001; Mirone et al., 2002)
- 흡연은 정자의 질 감소 및 정자 수 감소에 영향. 흡연자에게서 기형 정자 발견 빈도도 증가(Merino et al.,1998)
▲ 의학적 근거
- 흡연은 각질층의 수분 함량 감소시켜 피부 건조를 일으키고(WOLF, et al., 1992; Just-Sarobé, 2008), 여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피부 위축의 원인(Stevenson & Thornton, 2007)
- 여성 피부의 주름(Doshi et al., 2007)과 흰머리 발생과도 연관(Jo et al., 2012; Zayed et al., 2013)
- 담배연기는 피부 색소 침착 및 기미 발생의 원인(Kadunce et al., 1991; Morita et al., 2009)
▲ 의학적 근거
- 흡연 시, 평균 10~12년의 수명 감소(Doll et al., 2004; Jha et al., 2013)
- 40세 이전 금연 시, 사망률 약 90% 감소 가능(Jha et al., 2013)
- 30세 남성 현재 흡연자의 기대여명은 47.61년으로 비흡연자의 기대여명54.04년 보다 6.43년 수명 감소 (정영호 & 고숙자, 2011) <사진 제공=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