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 '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을 만나 설욕전을 펼친다.
삼성화재는 1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NH농협 V리그 대한항공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6득점(공격성공률 62%)을 퍼부은 용병 그로저의 맹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1(25-21 22-25 25-22 25-18)로 이겼다.
V리그 출범 후 처음 치뤄진 단판 준플레이오프에서 이긴 삼성화재는 오는 1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정규시즌 2위 OK저축은행과 플레이오프(3판 2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 상대전적도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을 이길 전술을 보면 일단 주포 외국인 선수 싸움은 비슷하고. 그로저와 시몬은 정규시즌 득점 부문에서 차례로 1, 2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막상막하의 전력이다.
그로저는 정규시즌 32경기에 나가 1109득점(성공률 52.99%), 세트당 서브 득점 0.827개를 올렸다.
이에 맞서는 시몬도 정규시즌 36경기를 뛰어 919득점(성공률 56.05%), 세트당 서브 득점 0.636개를 기록했다.
그로저가 하루 휴식 후 플레이오프를 치러 체력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앞서 정규시즌에서도 팀이 위기일 때 투혼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세터 싸움에선 삼성화재가 확실히 유리하다.
OK저축은행은 주전 세터 이민규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곽명우가 공백을 채우고 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큰 무대에서 심리적 압박이 클 수 있어 볼 배급 능력에 혼란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삼성화재의 세터는 공격수들이 때리기 좋게 높고 안정적인 토스를 자랑하는 베테랑 유광우다.
유광우는 10일 대한항공과의 준플레이오프전에서 서브 리시브가 안정적이자 센터 지태환과 이선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속공으로 그로저 수비에 집중했던 대한항공의 블로커를 당황시켰다. 이날 삼성화재가 성공한 속공은 19개였다.
이밖에 단기전인 만큼 흐름을 끊을 수 있는 범실을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까지 배구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던 삼성화재는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후 지난해까지 11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 기간 8차례 우승을 했고, 준우승도 3차례 했다. 전통의 배구명가가 잠시 삐끗했지만 기어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고 다시 챔피언전에 도전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OK 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플레이 오프는 12일 안산 상록수 체육관에서 첫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