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개최국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올림픽 8회 연속 진출이라는 커다란 업적을 달성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류승우의 선제골과 권창훈의 결승골, 문창진의 쐐기골에 힘입어 카타르를 3-1로 이겼다.
따라서 한국축구는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동시에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을 티켓을 따냈다.
한국축구는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냈으며 오는 30일 일본과 결승전을 벌인다.
신 감독은 홈구장 이점을 가진 카타르와 대결에 많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선 그동한 시도하지 않았던 작전을 썼다.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았던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날 최전방에는 발목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황희찬 대신 김현이 나섰고 양 날개에는 류승우, 권창훈이 포진했으며 중원은 심상민-황기욱-이창민-이슬찬이 지켰다.
송주훈-박용우-연제민이 수비진을 구성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박용우가 송주훈과 연제민 사이로 내려섰으며 공격을 할 때는 박용우가 앞으로 나오고 이창민이 2선에 가담하며 4-2-3-1 형태를 보였다.
한국은 타겟형 스트라이커 김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축구를 했다.
황희찬이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과 저돌적인 돌파가 강점이라면 김현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다.
따라서 김현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롱볼을 활용한 공중볼 경합을 자주 시도했다. 공중전을 이용해서 상대의 헛점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전반에는 한국이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측면 공격수로 나선 류승우와 권창훈까지 밑으로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반면 카타르는 적극적으로 측면을 공략하며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초반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위험한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김현의 헤딩 패스를 주변 선수들이 받아 슈팅으로 연결하며 맞대응했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행운의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3분 황기욱이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올려준 패스를 류승우가 달려들어 골로 연결시켰다.
카타르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무리하게 전진한 것이 한국에게 득이 됐다.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가 오른 한국은 이창민, 김현이 연이어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신 감독은 후반 초반 황기욱이 근육경련을 호소하자 문창진을 교체 투입했다. 이와 동시에 박용우-이창민을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놓는 4-2-3-1로 전환했다.
포메이션을 바꾼 이후에도 한국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후반 24분 김현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카타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 골 차로 뒤진 카타르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총공세를 폈다. 후반 28분에는 아흐메드 알라엘딘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끊임없이 몰아친 카타르의 공격은 결실을 맺었다. 후반 34분 알라엘딘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김동준을 뚫고 들어갔다. 류승우가 근육경련으로 나가고 황희찬이 교체 투입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대로 연장전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였지만 한국이 기적 같은 골을 터뜨렸다. 후반 44분 이슬찬의 땅볼 크로스를 권창훈이 넘어지면서 왼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다시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축포를 터뜨렸다. 후반 교체투입된 황희찬이 수비수 3명을 드리블로 제치고 내준 공을 문창진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가게 된 것에 대해 신 감독은 "사실 처음 올림픽 대표팀을 맡을 때만 해도 모르고 있던 부분인데 카타르로 오면서 알게 됐다"고 털어놓으며 "내심 욕심도 났는데 선수들의 활약으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게 돼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신감독은 "선수단이 하나가 돼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성숙해 이제는 아시아의 맹주가 됐다"고 밝혔다.
30일 일본과 결승전을 앞둔 신 감독은 "한일전은 특수한 관계 아니겠느냐"라며 "선수들이 부담을 덜어놓고 편안하게 준비하도록 해서 또 한 번 진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