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 김갑열 기자) 국회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25일 오후 상원에서 주비리 상원의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26일 밝혔다.
주비리 상원의장은 환영사에서 "1950년 한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군인을 파병해 한국을 지키는 데 기여했고, 이제는 수많은 한국 기업이 필리핀에서 사업하고 방산 협력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KOICA를 비롯해 한국 정부가 추진한 관개수로, 농업개선, 교육발전, 에너지 등 한국 정부가 진행한 프로젝트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답사에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한국의 어려운 시기에 필리핀이 도와준 만큼 지금 필리핀을 한국이 도울 수 있을 때 돕겠다"면서 방산·원전·인프라·농업 ODA 건설을 특히 당부했다. 김 의장은 먼저 "한국의 정상급 조선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잠수함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튼튼하면서 저렴하다"며 주비리 상원의장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주비리 상원의장은 "내년 군 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어 전함·잠수함, 전투기 획득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관심이 있다"며 긍정적인 검토 의사를 표시했다.
김 의장은 이어 "필리핀 제조업과 광업 발전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7000여 개의 섬나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특성에 적합한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자력 분야에서 한국이 가장 앞서가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주비리 상원의장은 이에 "소형모듈원전에도 많은 관심이 있으며, 한국이 원자력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필리핀 인프라 건설에 한국 기업 참여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하고, 주비리 상원의장은 이에 "120~130개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교량 부문에서 뛰어나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또 "이번 계기에 어제 대통령 국정연설(SONA)에서 마르코스 대통령이 언급한 농업법을 포함한 11개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되길 바란다"며 "주비리 상원의장께서 높은 관심을 가지시는 농업 분야의 ODA도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양국 의회간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주비리 상원의장은 스스로를 농업인이라고 칭하며, 마르코스 대통령(농업부장관 겸임)이 자신에게 농업 분야에서 여러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로렌 레가르다 상원의원이 현재 필리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국가는 미국·일본·베트남 3개국에 불과하다며 교육, 기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한국과 관계 격상을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자 김 의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올해 안에 다음 단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장은 주비리 상원의장에게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으며, 주비리 상원의장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김 의장은 또 주비리 상원의장을 우리 국회로 초청했고, 주비리 상원의장은 크게 환영하면서 올해 필리핀이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 의회 포럼(APPF)에 초대했다.
김 의장은 주비리 상원의장 면담을 마치고 상원 회의장을 참관했다. 필리핀 상원은 김 의장과 이달곤·김병기·어기구 의원, 이상화 주필리핀한국대사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고 한-필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김 의장의 기여를 소개하면서 이들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