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헤이그 미국대사관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한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핵안보정상회의 폐막 후 가진 한미일 3자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핵문제가 역 내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데, 한미일 3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여 북핵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며 “이 자리가 3국간 공조를 확인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비핵화의 길로 나아간다면 북한주민들의 어려움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북한 정세의 유동성이 커지고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3 국간 공조가 긴요한 시점에 오늘 오바마 대통령, 아베 총리와 함께 의견 교환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회동이 성사되기까지 주최 측인 미국의 노고가 컸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3국간 공조를 재확인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공조가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미일 수석대표들이 조속히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3자 정상회담의 관심거리는 박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와의 만남이다. 한·일 정상간 만남은 2012년 5월13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간 회담 이후 22개월 만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취임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정상회담을 가진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날 한일 정상간 만남에 의미가 매우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을 만난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님,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한일 정상이 만난 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26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하면서 ‘임기 중 한중 정상간의 만남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일 양국은 냉각국면을 계속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헤이그에서 갖자’고 제안하자 아베 총리가 이를 적극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일 정상이 미국을 사이에 두고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측의 자세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이번 회담 성사만을 놓고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일본 집권 자민당 인사들 사이에선 고노 담화 등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