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자물가 0.7% 하락...3년 만에 최대폭 감소

생산자 물가 시차 두고 소비자물가 반영...소비자물가도 9월에 이어 10월 마이너스 가능성 커져

 

한국은행은 9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하락했다고 22일 밝혔다. 마이너스 폭은 더 커져 2016년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하락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져 9월(-0.4%)에 이어 10월에도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9년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7% 떨어져 7월(-0.3%), 8월(-0.6%) 이후 석 달째 하락했다. 하락률은 2016년 9월(-1.1%)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통계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국제유가가 대폭 내렸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는 1년 전보다 20.8%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지나 5월부터 5개월째(-6.8%→-16.1%→-13.5%→-18.5%→-20.8%)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세부 품목으로 보면 국제유가 영향을 받는 석탄·석유 제품이 12.3% 하락했다. 화학제품도 4.9% 큰 폭 하락했다. 석탄·석유제품 중 나프타(-22.8%), 경유(-10.3%), 휘발유(-14.2%)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화학제품 중에서는 자일렌(-20.1%)과 에틸렌(-28.9%) 등이 빠르게 내렸다.

 

핵심 수출 품목인 D램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4% 하락했다. 글로벌 수요부진과 재고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9월에는 농산물(-12.8%)과 축산물(-4.2%)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농산물·유가 하락 외에 수요부진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둔화도 생산자 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농산물과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 외에 수요측 요인도 생산자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로는 9월 생산자물가는 0.1%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한 영향으로 돼지고깃(11.9%)값도 한 달 전보다 상승했다.반면 숙박비용이 7∼8월 성수기 기간에는 급등했다가 다시 내리며 휴양콘도(-25.7%), 호텔(-9.3%)은 감소했다.

특히 생산자가 국내시장에 출하한 상품·서비스 가격을 나타내는 생산자물가는 보통 한 달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10월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