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화문 단식 중단…김종인 대표 설득해

 

"당에서 책임을 지고 해결하겠으니 오늘로 단식을 풀어요."(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책임져주신다는데 계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표께서 저를 살려주신 겁니다."(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단식을 중단했다.

그는 지방재정개편 추진에 반발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1일 동안 단식을 진행해왔다. 
행정자치부는 시·군 자치단체의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 변경, 법인지방소득세의 공동세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방재정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수요 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성남시 등 경기도 6개 지자체의 예산이 총 80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시장은 정부의 안이 지자체를 정부 산하기관으로 만들고 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 반발, 단식을 시작했다. 야권의 잠룡으로 거론되는 이 시장의 단식에 더민주 의원들은 당 차원의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이날 김종인 대표까지 "책임을 지고 해결하겠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이 시장을 만나 "급작스럽게 (정부가) 예산을 빼앗아가면 (지자체가) 계획한 일에 차질이 생긴다"며 "제20대 국회에서 지방업무에 대한 예산을 합리적으로, 제도적으로 해결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것을 믿고 이제 그만 단식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해결해야지, 감정적으로 해결할 게 아니다"며 "너무 오래 단식을 하면 일반 국민들의 시선들이 별로 안 좋으니까 오늘 중으로 끝을 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 시장은 "정부 보조금을 끊으면 220개 자치단체가 즉시 부도나는 상황이다.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건강을 우려하는 김 대표의 말에 "힘이 없다"면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단식을 중단한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과 재화의 중앙독점화는 정상적 사회를 가로막는 장벽이며, 역사가 발전하는 방향도 아니다"며 "단식농성은 끝났지만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정상 사회로 만들기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 시장의 단식 중단 이후 더민주가 당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회의를 통해 "이번 20대 국회가 지방자치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중앙정부가 해야할 일, 지자체가 해야할 일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그에 대한 재정분담을 공평하게 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확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