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한진해운을 살리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린 끝에 지난 22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율협약(채권은행 공동관리)을 신청했다.
조 회장은 제수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유수홀딩스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아 2013년 이후 1조원 이상 한진해운에 쏟아 부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결국 경영권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구하기'는 다각적 자구 노력에도 해운업황이 나빠지면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계 불황이 길어지고 컨테이너 선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예상과는 다르게 상당한 어려움이 지속됐다. 그동안 영업손실이 증가하고 재무 구조가 악화돼 독자적 자구 노력만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MBN 24일 보도에 따르면 자율협약 을 미리 알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가운데, 조 회장의 제수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일가가 이달 들어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 전 회장이 11일부터 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16만 9천여 주, 두 딸이 18일부터 22일까지 4차례에 걸쳐 각각 19만 6천여 주 등 모두 56만 2천여 주라고 밝혔다.
최 전 회장 일가가 주식 매각을 마친 그제(22일)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날이었고 이에 따라 자율협약 신청을 미리 알고 손실을 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 회장 측 유수홀딩스는 한진그룹과 계열분리 신청을 하면서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진해운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보고했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최 전 회장 일가의 주식 처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