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재선 성공과 제3당 지위 확고히 다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4·13 총선에서 재선 성공과 제3당  실험에 성공하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20대 총선 개표 결과 국민의당은 지역구 25석, 비례 13석으로 모두 38석을 얻으며 원내 제3당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하고 수도권에서도 안 대표 외에 추가 당선인을 배출하는 등  비례대표에서도 약진하면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녹색혁명'을 이뤘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후 딱 4개월 만에 이 같은 이변을 일으키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에 날개를 달게 됐다.

 

이번 총선은 안 대표에게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도박과도 같았다.

 

2012년 대선 때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양보한 뒤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입성했지만 이후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민주당과 전격 통합하며 첫 창당 시도를 접었다.

 

주변에서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지만, 실망한 측근과 지지층은 안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통합으로 탄생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공동대표 취임 4개월 만에 7·30 재·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4개월 만에 사퇴했다.

 

지난해 9월 혁신의 기치를 들었지만 비주류의 한계를 절감한 채 한겨울 벌판에서 새 집 짓기에 나섰다.

 

그리고 4개월 만에 제3당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원내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고, 정당 투표와 수도권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야권연대 불가론에 따라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됐지만 이를 극복하고 재선 관문도 넘어섰다. 야권연대 불가론이 자승자박이 돼 자칫 향후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털어낸 여유있는 승리였다.

 

이로써 안 대표는 혈혈단신이었던 지난 대선 때와 달리, 검증된 재선 의원이자 제3당 당수로서 내년 대선에 재도전할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탈당과 창당, 그리고 총선까지 숱한 고비를 넘기면서 쌓은 정치적 경험도 귀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는 탈당 이후 세력화에 나서면서 자신을 떠났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성식 최고위원 등과 재결합했고, 이 과정에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상당 부분 불식할 수 있었다.

 

당을 최대 위기로 몰아넣은 야권통합·연대 논란 때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전 상임 공동위원장 등 정치 경험이 많은 '고수'들과 정면으로 맞서 연대불가론을 관철시켰고, 투표를 통해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받았다.

 

그럼에도 당의 정체성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당이 상당수 새누리당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당의 확장성을 검증받았다는 분석이 있지만, 반대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지지층을 유지할 수 있는 정체성 확립에는 의문도 있다.

 

각종 정책과 현안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보다 '오락가락'하는 모습만 보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다시 고개를 들 것이 확실시되는 야권통합론에 대한 안 대표의 입장 정리도 숙제이다.

 

이번 총선 때는 독자노선이 성공했지만 대선 국면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안 대표 역시 이번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 대표로서는 신당을 포기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무너지는 만큼 당을 지키면서도 대선 도전의 길을 열어두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호남을 석권하다시피했지만 이외 지역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지 못함에 따라 일각의 '호남 자민련'이라는 지적도 완전히 떨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