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돈도 없고 돈도 돌지 않고..총선 후 재정 절벽

4ㆍ13 총선 후 한국경제의 앞날은 앞이 안보일 정도로 치닫을 것 같다는 분석이다.
수출과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우리경제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왔던 재정도 2분기 이후 집행여력이 급감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말에 돈을 대거 풀면서 1분기에 목표대비 14조원 이상의 재정을 초과 집행하는 성과를 내긴했으나 예산을 앞당겨 끌어다 쓰는 바람에 2분기의 집행예정 규모가 1분기보다 20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재정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는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을 합한 중앙재정 집행규모는 92조1000억원으로, 1분기 계획대비 5조6000억원 초과집행했다. 여기에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예산을 합한 초과집행 규모는 총 14조3000억원에 달했다.

중앙재정의 경우 관리대상 사업 279조2000억원 가운데 33%를 집행해 최근 5년 동안의 1분기 집행률 29.4%와 비교할 때 1분기진도율이 3.6%포인트 증가했다. 정부가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2분기 이후에 쓸 예산까지 1분기로 앞당겨 집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2분기 이후의 재정집행 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당초 정부가 상반기에 집행키로 한 예산은 전체의 58%인 162조1000억원이었지만, 1분기에 92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바람에 2분기 예산은 이보다 22조원 줄어든 70조원에 머물게 됐다. 다시 3분기 이후의 예산을 끌어다 쓸 수 있겠지만, 단순계산으로는 2분기 예산이 1분기보다 23.9% 감소하는 것이다.

 

수출이 당초 기대와 달리 이달 들어 더욱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 투자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재정여력 감소는 우리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달 1~10일 수출은 전년대비 25.7%나 감소, 반등 기대를 무산시켰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반기 이후의 재정절벽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추가경정(추경) 예산편성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재정적자가 2009년 이후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국가부채가 급증하는 등의 문제로 선뜻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예산이 1분기 마지막주에 예상보다 많이 집행됐다”며 “당초 계획에 대비하면 2분기 집행예정 규모가 줄어들지만 예산집행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일부는 4월에 집행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집행 효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집행확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추경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