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현대자동차계열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금융 빚이 많은 대기업 1위에 올랐다.
12일 금융감독원은 2016년 주채무계열로 39개 대기업을 지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계열사 총 신용공여액(대출)이 1조3581억원 이상인 대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지정한 것이다.
가장 빚이 많은 계열은 삼성의 신용공여액이 전년 대비 12%, 3조8000억원이나 증가하면서 총 33조4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빚 많은 기업 1순위였던 현대자동차계열은 2위로 밀렸다. 삼성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다.
5대 주채무계열로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계열 외에 SK, 현대중공업, LG 등이 포함됐다. 5대 계열 전체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124조3000억원으로 2014년 124조7000억원 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SK와 현대중공업, LG의 빚은 도합 5조1000억원 줄었지만 삼성(3조8000억원)과 현대자동차(1조원)의 빚은 늘었다.
이밖에 STX조선해양, S-오일, 코오롱 등도 빚이 폭증해 채무계열이 무려 5계단이나 상승했다. STX조선해양은 21위에서 16위로, S-오일은 25위에서 20위로, 코오롱은 26위에서 21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롯데와 한화, 대우조선해양도 빚이 급상승해 각각 3계단씩 순위가 상승했다.
홈플러스, 금호석유화학 및 태영계열이 신규 주채무계열로 편입했고 15년도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던 기업 중 동부, 현대산업개발, 풍산, SPP, 하이트진로계열은 빚이 줄어 이번에 제외됐다.
주채무계열로 지정되면 해당 기업에 신용공여가 있는 주채권은행은 그 기업의 경영 정보 등에 개입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관리대상 계열사에 대해서는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구조조정에도 돌입할 수 있다.
징복섭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9개 계열에 대해 담당 주채권은행이 5월 말까지 계열 재무구조 및 소속기업체 평가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과 대기업이 재무구조개선약정 및 정보제공약정(관리대상계열)을 체결해 실효성 있게 관리하도록 금감원도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구간별로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정보제공약정 체결하게 된다. 금감원은 관리대상계열 및 재무구조 악화 계열에 대해 상반기 및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추가로 실시하는 등 기업 재무구조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