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부술 원수, 암덩어리” 박 대통령 잇단 강경 발언

집권 2년차 답답한 마음에?...직설적 용어·거친 표현 늘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업무보고와 수석비서관 회의 자리에서 규제개혁 등과 관련한 철저한 일처리를 강조하면서 직설적이고 강한 표현이 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지난달 5일 국무조정실 업무보고에서 화제가 됐던 ‘진돗개’ 발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진돗개가 한 번 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어져 나갈 때까지 안 놓는다고 해요. 진돗개를 하나 딱 그려넣으시고 우리는 진돗개 같은 정신으로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하기 위해 했던 발언으로 한번 물면 안놓는 진돗개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공무원들이 기억해야 할 구호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9일 국토해양환경분야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렇게 기억하셨으면 하고 제가 말을 하나 지어내겠다.”면서 “규제개혁이라 쓰고 일자리 창출이라고 읽는다.”고 말해 규제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이다.

 

또 한때 공직사회와 언론의 화제가 됐던 박 대통령의 금테달력 얘기는 지난 2월 24일 민생분야 업무보고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겉에 금 테두리까지 둘러서 멋있게 만든 달력이라 해도 새해가 되면 그 달력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나간 달력은 금테를 둘러도 쓸모가 없는 것처럼 정부 정책의 타이밍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어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쳐부술 원수, 암덩어리로 생각하고 규제를 확확 들어내야.”한다며 다소 강하고 거친 표현이 나왔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청와대 인사는 “박 대통령이 더 강한 표현을 찾으려 애쓰는 듯한 모습이었다”며 “그만큼 바람이 간절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했다.

 

공직사회 긴장감 고조...개혁 과제 동력 얻으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최근 발언들을 놓고 청와대 안에선 “전쟁에 임하는 장수의 출사표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강한 표현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공직사회의 긴장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대통령 스스로도 간절히 바라고 있고 무엇보다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공직사회에 대한 초조함도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취임 1주년에 맞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 중 하나는 구조개혁을 통해 한국경제를 탈바꿈하는 것이다.

 

3개년 계획의 다른 내용들은 기업이나 노조의 협조가 필요한 내용이지만 공기업 개혁과 규제개혁은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밀어붙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안이다.

 

때문에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부분에서 빨리 효과를 내서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과제에 동력을 얻으려다보니 임기 2년 차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할 박 대통령으로선 표현이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