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내 산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신규 자금 공급 규모를 최대 26조8000억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원유 수급 불안과 고유가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기업 부담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석유화학·정유업계를 대상으로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밝혔다. 이번 회의는 중동 사태로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을 순차적으로 점검하는 릴레이 간담회의 첫 일정으로,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GS칼텍스·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석유화학과 정유 산업은 원자재인 원유 수급이 중동 공급망과 직결돼 있어 이번 사태의 영향을 가장 먼저,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이라며 “자동차·조선·전자·건설·물류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반 산업인 만큼 우선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중동 사태 발생 직후 신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기존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 중이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금융권이 중동 지역 수출입기업과 고유가·고환율 영향 업종 등에 공급한 금융 지원 규모는 약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확대도 추진한다. 정책금융기관의 신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20조3000억원에서 24조3000억원으로 이미 확대됐으며,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총 26조8000억원까지 늘어난다. 민간 금융권 역시 53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 공급과 함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중동 피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차환 시 상환비율과 후순위 인수비율, 가산금리를 낮춰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P-CBO는 기업 회사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보증 제도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한 유동성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하며, 중동발 공급망 충격이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